새 터전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아브람과 그의 조카 롯은 이집트에서 기근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재물을 얻어 가나안의 벧엘로 돌아왔다.
그들은 모두 유목생활에 익숙했으므로 그들의 재산은 나날이 불어만 갔다.
양, 소, 낙타의 수가 자꾸 불자 아브람과 롯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다.
가축을 먹이기 위해서 좀더 넓은 땅이 필요하게 되자 자연히 땅을 놓고 아브람과 롯이 부리는 목자들 사이에 마찰이 잦았기 때문이다.
아브람은 사랑하는 조카 롯과 이국에서 사소한 일로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았으므로 그를 불러 이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큰아버지인 아브람이 주로 양보하는 데서 해결점을 찾았다.
아브람은 롯에게 갖고 싶은 땅을 먼저 차지하라고 우선권을 주었다. (13: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네가 왼쪽을 차지하면 나는 오른쪽을 가지겠고
네가 오른쪽을 원하면 나는 왼쪽을 택하겠다)
아브람이 선택권을 주자 롯은 높은 언덕에 올라가서 요단 평야를 둘러보았다.
소알까지의 온 땅에는 물이 넉넉해 보였다.
그리고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기 전이었으므로 요단 평야에는 이집트 땅처럼 비옥한 들판들이 널려 있었다.
요단 지역이 롯의 눈에 들어왔다.
오늘날의 요단은 사해와 사해 동쪽 지역으로 당시는 사해가 생기기 전이었다.
롯은 요단 동쪽의 온 평야를 갖겠다고 말하고 소돔으로 떠났다.
아브람은 롯이 선택한 반대편 서쪽 가나안 땅을 영역으로 삼고 조카와의 분쟁의 원인을 없애 버렸다.
롯이 떠난 후 혈육에 대한 아브람의 올바른 행동을 보신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13:14-17)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내가 네 자손으로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행하여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
아브람은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장막을 치고 새 터전을 마련하고 하나님을 위해 제단을 쌓는 일을 잊지 않았다.
헤브론은 기원전 1,700년경에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마을로서 아브람 생존 시에는 아직 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전이었다.
아브라함과 헤어진 롯은 자신이 선택한 요단 계곡에 거주하게 되었다.
오늘날 이곳은 불모지이지만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진노로 멸망하기 전까지만 해도 물이 넉넉한 훌륭한 경작지였다.
소돔과 고모라는 먹을 것이 풍요하고 재물이 많은 살기 좋은 나라였다.
그러나 왕족과 국민 모두가 방탕했기 때문에 이웃나라들의 시기를 받아 전쟁이 그칠 날이 없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큰 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싯딤(Siddim) 골짜기에는 다섯 나라가 있었는데 소돔(Sodom), 고모라(Gomorrah), 아드마(Admah), 스보임(Zeboiim), 그리고 소알(Zoar)이었다.
각 나라의 왕들은 지난 12년 동안 메소포타미아의 엘람(Elam)의 왕 그돌라오멜(Chedorlaomer)에게 세금을 바쳐왔지만 13년째 되던 해 세금납부를 거부하며 반기든 것이다.
그돌라오멜은 이웃의 세 왕들과 연합군을 결성하고 싯딤 골짜기의 다섯 왕들과의 전쟁에 임했다(14:10-12).
그돌라오멜에 연합한 시날(Shinar) 왕 아므라벨(Amraphel)은 기원전 1,700년경 유명한 법전을 만든 바빌론의 함무라비(Hammurabi) 왕으로 알려져 있다.
싯딤 골짜기에는 역청 구덩이가 많은지라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이 달아날 때에 군사가 거기 빠지고 그 나머지는 산으로 도망하매
네 왕이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가고
소돔에 거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 그 재물까지 노략하여 갔더라
메소포타미아 네 왕들의 연합군 반격으로 소돔과 고모라의 왕들은 재물과 양식을 약탈당하고 도망쳤다.
소돔에 살던 롯도 재산을 빼앗기고 그들에게 붙들렸다.
롯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아브람은 평소 집에서 훈련시킨 장정 318명으로 특공대를 조직하고 몸소 지휘하여 전쟁터로 갔다.
그는 밤을 새워가며 북쪽 단(Dan)으로부터 다메섹(Damascus) 좌편 호박(Hobah)까지 쫓아가서 빼앗긴 모든 재산과 롯과 부녀자와 종들을 찾아 왔다.
혈육에 대한 아브람의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