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방문객의 약속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하루는 하나님이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정오에 천막 앞에 앉아 있던 아브라함은 점잖게 생긴 세 사람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하나님과 두 천사였다. 하나님이 두 천사를 대동하고 출현한 것을 고대 다신론의 영향이라고 말하는 신학자도 있고 이때부터 삼위일체 하나님이 세 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신학자들도 있다.


아브라함은 달려가서 그들을 반가이 맞이하며 땅에 엎드려 말했다. (18:3-5)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컨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옵시고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사
당신들의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서 쉬소서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쾌활케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네 말대로 그리하라”


아브라함은 급히 천막으로 들어가서 사라에게 고운 밀가루로 떡을 만들라 이르고 종에게 기름지고 연한 송아지를 잡아 요리하게 했다.
그는 버터와 우유를 가져다 식탁에 놓고 나무 아래에서 손님들을 접대하였다.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말했다. (18:9-10)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장막에 있나이다”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사라는 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천막 안에서 엿보고 있다가 이러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사라는 이미 월경이 끊긴지 오래였다.
사라는 속으로 웃으며 자신도 늙고 남편 또한 늙었는데 어찌 아들을 낳을 수 있겠냐고 중얼거렸다.
하나님은 사라가 웃으며 중얼거린 말을 지적하며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18:13-14)


“사라가 왜 웃으며 이르기를 내가 늙었거늘 어떻게 아들을 낳으리요 하느냐
여호와께 능치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놀란 사라는 두려워서 거짓말을 했다. (18:15)


“내가 웃지 아니하였나이다”

“네가 웃었느니라”


아브라함과 사라로부터 대접을 받은 후 하나님은 두 천사와 함께 소돔으로 향하셨다.
아브라함은 전송하기 위해 그들을 따라갔다.
소돔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18:17-32)


“나의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아브라함은 강대한 나라가 되고 천하 만민은 그를 인하여 복을 받게 될 것이 아니냐
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
이는 나 여호와가 아브라함에게 대하여 말한 일을 이루려 함이니라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중하니
내가 이제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내게 들린 부르짖음과 같은지 그렇지 않은지 내가 보고 알려 하노라”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시려나이까
그 성중에 의인 50명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곳을 멸하시고
그 50명을 위하여 용서치 아니하시리이까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불가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균등히 하심도 불가 하나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내가 만일 소돔 성 중에서 의인 50명을 찾으면 그들을 위하여 온 지경을 용서하리라”

“티끌과 같은 나라도 감히 주께 고하나이다
50명 의인 중에 5명이 부족할 것이면 그 5명 부족함을 인하여 온 성을 멸하시리이까”

“내가 거기서 45명을 찾으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거기서 40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40명을 인하여 멸하지 아니하리라”

“내 주여 노하지 마옵시고 말씀하게 하옵소서
거기서 30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내가 거기서 30명을 찾으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내가 감히 내 주께 고하나이다
거기서 20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내가 20명을 인하여 멸하지 아니하리라”

“주는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더 말씀하리이다
거기서 10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내가 10명을 인하여도 멸하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의가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만류하려고 노력했지만 정의에 대한 그분의 계획을 저지할 수 없었다.
하나님은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아브라함을 택했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소돔을 통해서 아브라함에게 의와 공도가 무엇인가를 알려 주시려고 했으며 하나님의 약속은 의와 공도를 지킬 때만 유효하다는 사실도 알려 주시려 했다.


하나님을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브라함의 발걸음이 여간 무겁지 않았다.
롯이 살고 있는 소돔이 멸망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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