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과의 계약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하루는 아비멜렉이 군사령관 비골(Phichol)을 데리고 아브라함에게로 와서 제안했다. (21:22)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
그런즉 너는 나와 내 아들과 내 손자에게 거짓되이 행치 않기를 이제 여기서 하나님을 가리켜 내게 맹세하라
내가 네게 후대한 대로 너도 나와 머무는 이 땅에 행할 것이니라”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의 종들이 자기의 우물을 빼앗은 일을 따져 물었다.
아비멜렉은 말했다. (21:26)


“누가 그리하였는지 내가 알지 못하노라
너도 내게 고하지 아니하였고 나도 듣지 못하였더니 오늘이야 들었노라”


아브라함이 양과 소를 끌어다가 아비멜렉에게 주며 계약을 맺고자 했다.
아브라함이 어린 암양 일곱 마리를 가려내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21:29-30)


“이 일곱 암양 새끼를 따로 놓음은 어쩜이뇨”

“너는 내 손에서 이 암양 새끼 일곱을 받아 내가 이 우물 판 증거를 삼으라”


두 사람이 그곳에서 맹세했으므로 이 우물을 브엘세바(Beer-sheba)라고 명했는데 이는 “맹세의 샘 the Well of the Oath”이란 뜻이다.
브엘세바에서 계약을 맺은 아비멜렉은 군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불레셋 땅으로 돌아갔다.
훗날 이 불레셋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바다 사람들 Sea Peoples’이라고 불렀는데, 그들이 기원전 1168년경에 애지안(Aegean) 섬에서 배를 타고 불레셋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드렸다.
아브라함은 불레셋 땅에서 한동안 살았는데 아비멜렉과 계약을 맺은 때부터 브엘세바가 영원히 이스라엘의 영토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브엘세바는 이스라엘 남단에 있으며 동으로 약 20마일 되는 곳에 헤브론이 있다.


이스라엘 전지역을 말할 때 보통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고 한다.
단은 북쪽 헐몬(Hermon) 산 중턱에 있는데 그곳의 바위 사이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물은 갈릴리 호수와 요단강의 수원이 된다.
이 고원지대는 비가 풍부하게 내리고 토지가 비옥해서 농경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이 고란 고원은 유대인과 P. L. O. 사이에 영토를 다투는 분쟁의 지역이 되곤 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자주 찾으시던 가이샤라 빌립보도 이곳에 있다.
이곳의 경치가 아름다워 헤롯왕이 로마 황제의 아들 빌립을 위해 별궁을 지어 주었는데 빌립의 이름을 따서 이 지역을 가이샤라 빌립보라 부른다.


오늘날 브엘세바 평야의 약간 경사진 고지에는 성채의 유지가 있고 또한 샘이 있다.
지금은 샘이 파괴된 채 물이 없다. 그리고 사방으로 아직도 평야인 브엘세바에서 양떼를 몰고 다니는 베두인족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베두인족은 천막을 친 시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물건을 사고파는데 아브라함 당시를 어렴풋하게 상상하게 해 준다.


아브라함이 아비멜렉과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의 창세기 21장 22-34절은 훗날 누군가에 의해서 삽입되었다는 느낌이다.
이 내용은 20장에서 종료되었어야 전후문맥이 더 잘 어울렸을 것이다.
아브라함의 가정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느닷없이 아비멜렉에 관한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어 전체 문장의 맥이 부자연스워졌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