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과 이스마엘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하나님이 사라에게 한 약속을 이루어 주셔서 사라가 아들을 낳았다.
아브라함은 아들의 이름을 이삭(Isaac)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분부대로 아브라함은 이삭이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베풀었다.
사라가 말했다. (21:6-7)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사라가 자식들을 젖 먹이겠다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으리요 마는
아브라함 노경에 내가 아들을 낳았도다”


이삭은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 이윽고 젖을 뗄 때가 되었다.
젖을 떼던 날 아브라함은 집안 식구들을 모두 모으고 잔치를 베풀어 이삭을 얻은 기쁨을 나누었다.
이스마엘은 어린 동생을 무등태우며 함께 놀았다.
사라는 몸종이 낳은 이스마엘이 자기 몸으로 난 아들과 한 곳에서 노는 것을 보고 매우 못마땅해 하며 적자와 서자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라가 아브라함에게 말했다. (21:10)


“이 여종과 그 아들을 내어쫓으라
이 종의 아들은 이삭과 함께 기업을 얻지 못하리라”


아브라함은 사라의 말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 비록 이집트 여인에게서 난 자식이지만 이스마엘도 자기의 소생이고 하나님도 이스마엘을 축복하셨기 때문이다.
이삭이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스마엘은 늘 자기에게 위로가 되주었기에 자기의 뒤를 이을 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아내가 하갈과 이스마엘 모자를 내쫓으라고 하니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아브라함이 괴로워하자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21:12)


“네 아이나 네 여종을 위하여 근심치 말고 사라가 네게 이른 말을 다 들으라
이삭에게서 나는 자라야 네 씨라 칭할 것임이니라
그러나 여종의 아들도 네 씨니 내가 그로 한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양식 얼마와 물 한 부대를 하갈에게 메어 주며 이스마엘을 데리고 떠나게 했다.
아브라함은 관습상 혼혈아를 적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갈은 아들의 손을 잡고 고향 이집트로 향했다.
열네 살 난 아들과 함께 걸어서 한 달도 더 걸리는 먼 여정에 오른 하갈의 가슴은 메어질 것만 같았다.
아버지를 영영 볼 수 없게 된 것도 모르는 아들을 데리고 떠나는 여인의 마음이 오죽 했을까.


하갈은 얼마쯤 가다가 길을 잃고 브엘세바의 빈 들을 헤매게 되었다.
가죽부대의 물이 떨어지자 하갈은 덤불 한 구석에 이스마엘을 두고 “자식의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탄식하며 화살이 날아갈 수 있는 거리만큼 가서 털썩 주저앉아 이스마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갈은 목말라 울어대는 이스마엘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하나님이 축복하신 이스마엘이 빈들에서 죽어가야 한다는 것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그때 하나님이 천사를 시켜 하늘에서 말씀하셨다. (21:17-18)


하갈아 무슨 일이냐 두려워 말라
하나님이 저기 있는 아이의 소리를 들으셨나니
일어나 아이를 일으켜 네 손으로 붙들라
그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하나님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난 하갈이 주위를 살펴보니 맑은 저만치 물이 솟는 오아시스 샘이 눈에 들어왔다.
하갈은 이제 살았구나 싶어 하나님에게 감사드리고 가죽부대에 물을 채워다 이스마엘에게 먹였다.
지금도 네겝 사막을 자동차로 달리면 군데군데 오아시스 샘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갈은 이집트로 가지 않고 그곳에 정착했다.
이스마엘은 사막에서 씩씩하게 성장하여 활쏘는 사냥꾼이 되었다.
하갈은 바란(Paran) 사막에서 살면서 이스마엘이 성장하자 며느리감을 유대인이 아닌 이집트 여인 중에서 골랐다.


유대인으로부터 박대 받은 이스마엘의 후손들은 정신적으로 종교적으로 차별받다가 모하메드(Muhammad)에 의해서 이슬람교(Islam, 또는 Muslims)를 가지게 되었다.
모하메드(또는 마호멧)는 믿음의 조상으로 아브라함의 정통성을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유일신은 아랍어로 알라(Al-Llah)인데 이는 El, Elohim으로 히브리어로는 하나님이고 영어로는 God이다.
이렇게 하여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하는 종교가 셋이 되었다.
이삭을 정통으로 하는 유대교, 이스마엘을 정통으로 하는 이슬람교, 그리고 유대교에서 파생된 기독교가 그것이다.
현존하는 예루살렘 성전은 7세기경 이슬람교도들이 세운 건물로 세 종교 모두의 성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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