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에서는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일로 야곱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그는 두 아내의 얼굴을 볼 것이 걱정되었으며 그들 앞에서 아우를 형으로 섬기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더구나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 대부분이 야곱의 재산이 된 것은 그를 더욱 격분하게 했다.


에서는 또한 동생을 편애하여 막후에서 사기극을 연출한 어머니가 야속했다.
자신의 아내들을 몹시 구박하더니 자기마저도 아내들 앞에서 수치를 느끼게 하신 것이 원망스러웠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았으니 그때 야곱을 없애버리라 결심했다.
리브가는 이삭이 죽고 나면 야곱을 죽이겠다고 한 에서의 말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야곱을 불러 말했다. (27:42-45)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나니
내 아들아 내 말을 좇아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 피하여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하라
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 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리브가는 이삭에게 호소했다. (27:46)


“내가 헷 사람의 딸들을 인하여 나의 생명을 싫어하거늘 (보기 싫어 죽겠습니다)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면
나의 생명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


이삭은 아내의 말을 받아들이고 에서의 분이 풀릴 때까지 야곱을 당분간 떼 놓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형제가 싸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야곱에게 이렇게 말하고 하란으로 떠나보냈다. (28:1-4)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너의 외조부 브두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너의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 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 주사 너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너의 우거하는 땅을 유업으로 받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야곱은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이자 자신의 외삼촌인 라반을 찾아 밧단아람(Padanaram)으로 길을 떠났다.


에서는 뒤늦게 아버지가 야곱을 축복하고 밧단아람으로 보내 장가들도록 한 사실을 알았다.
그는 부모가 가나안 며느리를 못마땅해 하여 자기 또한 못마땅해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미 아내를 둘 거느린 몸인데도 불구하고 백부인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Nebajoth)의 누이인 마할랏(Mahalath)을 데려다 다시 아내로 맞이했다. (창세기 28:6-9, 이 부분은 창세기 36:2-4의 내용과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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