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에게서 아들을 낳은 유다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이 무렵 야곱의 넷째 아들 유다는 형제들로부터 나와서 히라(Hirah)라고 부르는 아둘람(Adullamite) 사람에게 붙어살았다.
거기서 유다는 가나안 사람 수아(Shuah)의 딸을 만나 아내로 맞이했다.
그 여자가 아들들을 낳았는데 장자는 이름을 엘(Er)이라하고 둘째 아들의 이름을 오난(Onan)이라고 했고, 셋째 아들은 셀라(Shelah)라고 했다.
셀라가 태어날 무렵 유다는 거십(Chezib)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유다는 장자 엘에게 아내를 얻어 주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다말(Tamar)이었다.
그러나 엘은 하나님의 눈 밖에 나서 하나님이 그를 죽게 하자 유다는 둘째 아들 오난에게 형수 다말과 결혼해서 시동생으로서 할 본분을 다하고 형의 후손을 남기라 했다.
당시에는 형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는 것이 관습이었다.
물론 형에게 아들이 있으면 형수와 살지 않아도 된다.
이런 관습은 훗날 이스라엘 사람에게 율례가 되었다(신명기 25:5-6).


그러나 오난은 자기의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형수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정액을 바닥에 흘려 형수에게 후손을 남겨 주지 않았다.
하나님은 오난의 행위를 악하다고 보고 그를 죽게 하셨다.
둘째 아들까지 죽어버리자 유다가 며느리 다말에게 말했다. (38:11)


“수절하고 네 아비 집에 있어서 내 아들 셀라가 장성하기를 기다리라”


유다는 셋째 아들 셀라마저 큰 아들과 작은 아들처럼 죽을까 봐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다말은 친정으로 가서 살았다.


세월이 흘러 유다의 아내가 죽었다. 아내의 상을 끝낸 유다는 친구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양털을 깎으러 딤나(Timnath)로 향했다.
시아버지가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온다는 말을 전해들은 다말은 과부의 옷을 벗고 얼굴을 베일로 가리운채 딤나로 가는 길가인 에나임 성문에 나가 앉아 있었다.
셀라가 이미 장성해서 어른이 되었는데도 자기를 아내로 데려 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굴을 가린 다말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를 창녀로 여긴 유다는 그 여자에게 발길을 돌려 수작을 걸기 시작했다. (38:16-18)


“청컨대 나로 네게 들어가게 하라”

“당신이 무엇을 주고 내게 들어오려느냐”

“내가 내 떼에서 염소 새끼를 주리라”

“당신이 그것을 줄 때까지 약조물(담보물)을 주겠느냐”

“무슨 약조물을 네게 주랴”

“당신의 도장과 그 끈과 당신의 손에 있는 지팡이로 하라”


유다는 그녀가 달라는 대로 주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 관계를 가졌는데 다말은 그날 유다의 아이를 임신했다.
다말은 돌아가서 베일을 벗고 다시 과부 옷으로 바꿔 입었다.


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친구 아둘람 사람을 시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주고 그 여인에게 맡긴 자기의 담보물을 찾아오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여인이 이미 떠난 후라 아둘람 사람은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그곳 사람들에게 에나임 성문 길가에 있던 신전 창녀가 어디로 갔느냐고 물었지만 그곳에는 신전 창녀가 없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아둘람 사람으로부터 창녀를 찾지 못했으며 그곳에는 원래 창녀가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유다는 “그 담보물을 가질 테면 가져 보라지. 우리가 공연히 웃음거리가 될 것은 없지 않는가? 새끼 염소를 보냈는데도 자넨 그 여인을 찾지 못했으니 말일세”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로부터 석 달 가량 지난 후 유다는 며느리 다말이 창녀 짓을 했으며 아이까지 가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분노한 유다는 다말을 화형에 처하라고 명령했다.
끌려나온 다말은 시아버지에게 전갈을 보냈다. (38:25)


“이 물건 임자로 말미암아 잉태하였나이다
청컨대 보소서 이 도장과 그 끈과 지팡이가 뉘 것이니이까”


유다가 물건들을 보니 틀림없이 자기의 것이었다.
그제서야 유다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그 애가 나보다 낫구나! 내가 내 아들 셀라에게 그 애를 아내로 맞게 하지 않았으니”라고 말했다.
유다는 다시는 다말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다말이 몸을 풀 때가 되자 그녀는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산할 때 한 아이가 손 하나를 먼저 내밀었다.
산파는 “이 아이가 먼저 나온 놈이다” 하며 아이의 손에 진홍색 실을 매두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손이 안으로 끌려 들어가며 다른 아이가 나왔다.
이를 본 산파가 “이 밀치고 나온 놈!” 하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베레스(Pharez)라고 불렀으며 손에 진홍색 실을 매고 뒤따라 나온 형은 세라(Zarah)라고 불렀다.


이렇듯 유대인은 도덕적으로 추악한 조상의 역사도 숨기지 않고 적나라하게 기록했다.
예수의 계보로 야곱이 유다를 낳고 유다가 다말(며느리)에게서 베레스를 낳았다는 것은 마태복음서 1장에 기록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도 죄를 진 인간들을 조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정직하게 고백함으로써 성경다운 진리가 그 안에 있다는 점을 널리 가르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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