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선물을 마련하고 돈도 갑절로 준비한 요셉의 형들은 베냐민을 데리고 이집트로 갔다.
요셉은 그리운 아우 베냐민이 형들과 함께 온 것을 보고는 관리인에게 일렀다. (43:16)


“이 사람들을 집으로 인도해 들이고 짐승을 잡고 준비하라
이 사람들이 오정에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니라”


관리인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그들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요셉의 형들은 총리의 집으로 가게 되자 떨면서 수군거렸다. (43:18)


“전일 우리 자루에 넣여 있던 돈의 일로 우리가 끌려들도다
이는 우리를 억류하고 달려들어 우리를 잡아 노예를 삼고 우리의 나귀를 빼앗으려 함이로다”


총리의 집에 당도해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형들은 관리인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43:20-22)


“내 주여 우리가 전일에 내려와서 양식을 사가지고
객점에 이르자 자루를 풀어 본즉
각인의 돈이 본수대로 자루 아구에 있기로 우리가 도로 가져왔고
양식 살 다른 돈도 우리가 가지고 내려왔나이다
우리의 돈을 우리 자루에 넣은 자는 누구인지 우리가 알지 못 하나이다”


그러자 관리인이 말했다. (43:23)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 말라
너희 하나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재물을 너희 자루에 넣어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너희 돈은 내가 이미 받았느니라”


관리인은 그들을 안심시킨 후 홀로 남겨졌던 형제 시므온을 만나게 했다.
관리인은 그들 모두를 총리의 집 안으로 안내해서 발 씻을 물을 떠다 주고 그들이 타고 온 나귀들에게도 먹을 것을 주었다.
관리인이 이곳에서 식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자 영문을 모르는 형들은 총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가져 온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요셉이 집 안에 들어서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선물을 그의 앞에 내놓고는 땅에 엎드려 크게 절했다.
요셉이 인사한 후 그들에게 물었다. (43:27-28)


“너희 아버지 너희가 말하던 그 노인이 안녕하시냐 지금까지 생존하셨느냐”

“주의 종 우리 아비가 평안하고 지금까지 생존하였나이다”


형들은 아버지의 안부를 전하고 몸을 굽혀 다시 절했다.
요셉은 눈을 돌려 친동생 베냐민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시며 말했다. (43:29)


“너희가 내게 말하던 너희 작은 동생이 이냐 소자여 하나님이 네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노라”


요셉은 그립던 동생의 모습이 초라하고 애처롭게 느껴져 한바탕 울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허둥지둥 자기 방으로 달려가서 한참 동안 목을 놓아 울고 마음을 진정시킨 후 형들 앞으로 와서는 태연한 척하며 잔뜩 차려 놓은 음식을 들라고 권했다.
관리인은 요셉에게 따로 상을 차려 올렸고 형제들에게도 따로 상을 차려 올렸다.
그리고 요셉과 함께 먹는 이집트 사람들의 식탁도 따로 차렸다.
이집트인은 히브리인과 함께 자리하고 음식을 먹으면 부정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리인이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 순서대로 총리 앞에 자리를 정해 주자 그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해 했다.
요셉은 관리인을 시켜서 음식을 자기 상으로부터 한 사람씩 날라다 주게 했는데 베냐민에게는 형들보다 다섯 배나 더 주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총리와 더불어 배가 부르고 취하도록 먹고 마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