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체가 중독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브레인 iBrain』(2010, 출판사 知와 사랑) 중에서
인터넷 중독자들은 단순히 컴퓨터를 켜는 것만으로도 쾌감을 느끼고, 좋아하는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쁨을 만끽한다. 쇼핑 중독자가 세일광고를 훑어보고 막 쇼핑을 시작하려고 할 때 느끼는 흥분과 비슷하다. 이런 느낌은 실제 중독 행동이 일어나기 전이라도 중독을 야기하는 뇌의 화학적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 이런 반응을 관장하는 뇌신경망 시스템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보상, 처벌, 탐색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조정하는 뇌의 메신저이다.
도파민은 각성제 사용이나 알코올, 인터넷 도박 등 중독 상태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주요인이다. 중독은 일종의 조건반사로서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나 마약을 끊은 상태라도 강박적으로 행복감을 갈구하고, 재생산하려고 한다. 도파민이 정신적으로 주는 보상 자극은 중독자가 아닌 사람도 느낄 만큼 강력하다. 게임 중독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섭식과 성행위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성적인 주제의 인터랙티브 게임은 도파민 분비의 강도를 높인다.
인터넷 중독이 되면 뇌의 집행부 역할을 하는 전측 대상회anterior cingulate라는 뇌 영역이 약화된다. 이 영역은 뇌의 앞부분에 있으며, 주로 의사결정과 판단을 관할한다. 중독을 하려면 도파민 시스템을 통제하고 전측 대상회의 신경회로를 강화해야 한다.
십대들이 운전 중에 주고받는 문자메시지가 미국 내 수천 건의 치명적인 자동차사고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문자메시지는 단순히 휴대폰 통화보다 훨씬 더 정신을 산만하게 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킴에도 불구하고 2007년까지 몇몇 주만이 우전 중 문자메시지 사용을 위법으로 처리했다.
회사의 고위 관리직들이 스마트폰인 블랙베리Black Berry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벽돌깨기 게임 때문이다. 이 게임은 게이머가 화면 아래의 바bar를 좌우로 움직여 공을 튀게 하여 화면에 있는 벽돌을 모두 깨는 것인데, 검사, 은행가, 펀드 매니저, 마케팅이나 금융업에 종사하는 고위 관리직들이 이 게임의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채팅방에서 게임 전략을 교환하고, 자기의 최고 기록도 자랑하며, 백만 점 이상을 딴 게임의 달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은 전화회의 중이나 스포츠 이벤트 중에도 이 게임을 한다고 고백했으며, 일부는 벽돌깨기에 너무나 빠져서 게임을 삭제해야만 했다. 근무 중에도 게임을 하고 싶은 충동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컴퓨터 사용자의 14%가 인터넷에 빠져 학교, 직장, 식사, 수면을 등한시한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대학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도구로 인터넷을 이용한다. 이들은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직접 부딪히기보다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이메일, 메신저, 채팅방으로 도피한다. 18% 이상의 대학생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정도는 병적 수준으로, 이들 중 58% 정도가 그로 인해 학업과 출석이 불성실하고 성적도 평균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자체가 중독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중독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문제이다. 인터넷 도박, 증권 거래, 게임, 메신저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검색, 온라인 데이트, 인터넷 쇼핑, 포르노 사이트, 심지어는 이메일 확인도 중독의 성격이 있다.
컴퓨터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명령함으로써 사람들은 통제감을 갖는다. 컴퓨터는 우리가 원하면 대기상태로 둘 수 있고, 끄거나 재부팅할 수도 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중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은 중독에 취약한 개인에게 잘못된 통제감을 갖게 할 수 있다. 강박적인 인터넷 사용자들은 익명적인 특성을 지닌 온라인에서 해방감을 맛본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 생활에서는 드러내지 않을 사생활을 인터넷에 올린다. 어떤 사람은 완전히 다른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인터넷에서 활동함으로써 스릴을 느끼기도 한다.
블로깅이든 인터넷 쇼핑이든 중독적 행동은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 중독은 하룻밤 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습관적 행동 패턴이 만들어진다. 인터넷에 대한 심리적 의존성이 점점 커지면서 인터넷 접속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인터넷을 장시간 사용하는 데 적응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온라인상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좀 더 자극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0% 정도가 중독이라고 말한다. 이는 도박이나 쇼핑 중독과 비슷한 수치이다. 인터넷 중독은 약물, 알코올, 담배, 음식물에 중독되는 물질 중독과는 다르게 ‘과정’ 자체에 중독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물질 중독자는 철저한 절제가 필요한 반면 인터넷 중독자들은 참여를 차츰 경감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인터넷 중독자들은 주기적으로 무감정, 우울증, 조바심, 불안, 자증, 피로, 멍한 상태를 겪는다. 그들은 또한 신체적 부작용도 겪는다. 인터넷을 너무 오래하다 보면 근육 경련, 눈의 피로, 두통과 같은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마우스를 계속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손과 팔에 근육염과 근육경련을 겪을 수도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2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목, 가슴, 호리에 통증이 있을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