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문학 작품으로서의 『욥기』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이 책이 구약성경에 포함된 것은 인생에 관한 저자의 탐구가 진실했으며 또 깊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심오한 지혜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에 지혜서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 것이다.
게다가 문체가 여간 아름답지 않아 고금 어느 문학작품들보다도 우수함을 뽐낸다.
많은 작가들이 이 책을 성경 중의 성경으로 애독했으며 이것을 모방하여 많은 작품을 썼다.
단테의 『신곡』, 셰익스피어의 비극들, 괴테의 『파우스트』가 대표적이다.


그들에게 『욥기』는 애독서였으며 연구대상이었다.
이 책보다 훌륭한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지혜의 한계가 이 책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까닭이다.
저자의 사물에 대한 관찰력은 대단하였다. 특히 천문지리에 관한 묘사는 근래 천문학자들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하나님께서 “북편 하늘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공간에 다시며”(26:7)라는 표현으로 지구를 포함한 모든 별이 허공에 떠있다고 제시한 우주론은 근래 천문학자들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주장한 중세의 우주론을 2000년 이상이나 앞지른 놀라운 관찰이다.


욥은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이방인이다.
이방인에 관한 이야기라서 여기에는 유대 민족이니, 유대 왕국이니 하는 선민사상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등장하는 친구들도 이방인들이고, 선민의 민족신인 여호와 또는 야훼도 첫 장과 둘째 장 서문에서만 언급될 뿐 이후에는 하나님이라고만 표기된다.
중동지방에서 전래되는 민간전승 설화를 선민사상을 가진 이스라엘 백성이 모범이 되는 지혜서로 꼽았다는 것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한 나머지 지혜서와 판연히 구별되는 독특한 작품이다.
저자가 제기한 “인생의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모든 민족의 문제이며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는 것이 저자의 근본사상이다.
『욥기』를 제외한 구약성경 38권이 모두 선민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인 반면 이 책은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한 영혼이 받은 하나님의 계시라고 말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이방인 욥에 관한 이야기를 성경에 삽입해서 자신들만의 하나님이라는 천박한 선민신학으로부터 탈피하려고 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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