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마당
<욥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엘리바스의 1차 충고 │ 4장
1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하여 가로되
2 누가 네게 말하면 네가 염증이 나겠느냐 날찌라도 누가 참고 말하지 아니하겠느냐
(누가 자네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면, 자네는 귀찮게 여기겠지. 그렇다고 입을 다물고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일세)
3 전에 네가 여러 사람을 교훈하였고 손이 늘어진 자면 강하게 하였고
(여보게, 자네는 많은 사람을 지도하였고 손에 맥이 풀린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었네)
4 넘어져 가는 자를 말로 붙들어 주었고 무릎이 약한 자를 강하게 하였거늘
5 이제 이 일이 네게 임하매 네가 답답하여 하고
이 일이 네게 당하매 네가 놀라는구나
6 네 의뢰가 경외함에 있지 아니하냐
네 소망이 네 행위를 완전히 함에 있지 아니하냐
(자신만만하던 자네의 경건은 어찌 되었고 자네의 희망이던 그 흠없는 생활은 어찌 되었는가?)
7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죄없이 망한 이가 어디 있으며 마음을 바로 쓰고 비명에 죽은 이가 어디 있는가)
8 내가 보건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9 다 하나님의 입기운에 멸망하고 그 콧김에 사라지느니라
10 사자의 우는 소리와 사나운 사자의 목소리가 그치고 젊은 사자의 이가 부러지며
11 늙은 사자는 움킨 것이 없어 죽고 암사자의 새끼는 흩어지느니라
12 무슨 말씀이 내게 가만히 임하고 그 가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었나니
13 곧 사람이 깊이 잠들 때쯤하여서니라
내가 그 밤의 이상으로 하여 생각이 번거러울 때에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져 밤의 환상으로 가슴을 설렐 때)
14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러서 모든 골절이 흔들렸었느니라
(몸서리치는 두려움이 나를 덮쳐 뼈마디가 온통 떨리고 있는데)
15 그 때에 영이 내 앞으로 지나매 내 몸에 털이 주삣하였었느니라
(그의 입김이 나의 얼굴을 스치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네)
16 그 영이 서는데 그 형상을 분변치는 못하여도 오직 한 형상이 내 눈앞에 있었느니라
그 때 내가 종용한 중에 목소리를 들으니 이르기를
(나의 눈앞에 누가 우뚝 서는데 그의 모습은 알아 볼 수 없고 만물이 죽은 듯이 고요한 가운데)
17 인생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
사람이 어찌 그 창조하신이보다 성결하겠느냐
18 하나님은 그 종이라도 오히려 믿지 아니하시며 그 사자라도 미련하다 하시나니
19 하물며 흙집에 살며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에게라도 눌려 죽을 자이겠느냐
20 조석 사이에 멸한바 되며 영원히 망하되 생각하는 자가 없으리라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티끌이 되어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리라)
21 장막 줄을 그들에게서 뽑지 아니 하겠느냐
그들이 죽나니 지혜가 없느니라
(그 천막들의 줄을 거두면 모두들 하릴없이 죽어 가리라)
좲 해설 좳
세 친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엘리바스는 욥의 탄식을 듣다못해 자신의 경험과(4:8) 신비적 영상(4:12-21)을 근거로 욥의 고난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을 것이라면서 네 가지 신학적 이론을 제기하였다.
1. 죄 없이 망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4:7).
2. 죽을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올바를 수 있겠느냐(4:17).
3. 재난은 사람이 스스로 불러내는 것이다(5:7).
4. 하나님의 매를 맞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5:17).
엘리바스의 첫째 논리는 의로운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상을 받지만 불의한 사람은 반대로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 신학이다.
이는 신명기에 기록된 하나님의 계명에 속한다.
그런즉 너는 알라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
그를 사랑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그 언약을 이행하시며 인애를 베푸시되
그를 미워하는 자에게는 당장에 호응하여 멸하시나니
여호와는 자기를 비워하는 자에게 지체하지 아니하시고 당장에 그에게 보응하시느니라
그런즉 너는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할 찌니라 (신명기 7:9-11)
하나님의 인과응보 신학은 신명기 7:12-16과 11:13-17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신명기의 계명을 욥에게 적용하면 욥의 고난은 필히 그의 의롭지 못한 행위에 대한 응보이다.
엘리바스의 둘째와 세째의 논리는 피조물의 불완전함을 지적한 것이고 마지막 논리는 사람은 하나님의 바른 인도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먼저 욥의 과거가 정직하고 지혜로웠던 점을 들어서 욥 자신 불우한 사람들에게 권고로서 도움을 주고서는 이제 자신이 고난에 처하자 기가 꺾인 채 허둥거리니 욥답지 못하다고 책망하였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악인의 최후가 욥의 처지와 같았다고 주장했는데(7절) 이는 의인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적이 없음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했다.
악인이 죄악을 해산함이여 잔해를 잉태하여 궤휼을 낳았도다
저가 웅덩이를 파 만듦이여 제가 만든 함정에 빠졌도다
그 잔해는 자기 머리로 돌아오고 그 포학은 자기 정수리에 내리리로다 (시편 7:14-16)
내가 어려서부터 늙기까지 의인이 버림을 당하거나 그 자손이 걸식함을 보지 못 하였도다 (시편 37:25)
그는 욥에게 숨은 죄가 무엇인지를 알려고 해야 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권유하였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시 신앙의 근본이자 지혜였다. 저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을 내세워서 새로운 국면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의도를 나타냈다.
엘리바스는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내가 보건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4:7-8)라는 말로 인과응보의 타당성을 주장하였다.
엘리바스의 말에는 아이러니가 있었는데 그는 생명을 불어 넣어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창세기 2:7) 창조설을 예로 들고 죽음을 불어 넣어 주실 분도 하나님이라는 것이다(4:9).
그는 자연계에서 이루어지는 이치를 예로 들어 자신의 이론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사자’는(10절) 불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잠언 28장 15절과 시편 7장 2절 그리고 10장 9절).
그는 욥에게 닥친 고난은 욥이 지은 죄의 결과라고 단정했다.
인과응보는 당시 보편적 사상으로 동양의 현자들도 권선징악을 강조하기 위해 “선한 자는 하늘이 복으로 갚고 선을 행치 않는 자는 하늘이 화로 갚는다(爲善者는 天而報之以福하고, 爲不善者는 天而報之以禍니라)”라고 했다.
12절 이하는 유명한 유령담인데 엘리바스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유령처럼 나타나서 들려주신 이야기라고 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햄릿과 맥베드에서 이 유령담을 모방하였다.
엘리바스는 세 친구들 중 경험이 풍부한 노장으로 욥을 꾸짖다가는 달래고 달래다가는 꾸짖는 노련한 말솜씨를 시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