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생각한 메시아
김광우의 저서 <예수 이야기>(지와 사랑) 중에서


예수가 생각한 메시아는 이사야서에 나온 것과 비슷하다.


“나의 종을 보아라.
그는 내가 붙들어주는 사람이다.
내가 택한 사람,
내가 마음으로 기뻐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가 뭇 민족에게 공의를 베풀 것이다.
그는 소리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거리에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실 것이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며,
진리로 공의를 베풀 것이다.
그는 쇠하지 않으며,
낙담하지 않으며,
끝내 세상에 공의를 세울 것이니,
먼 나라에서도 그의 가르침을 받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이사야서 42:1?】


로마의 탄압을 받는 유대인들에게 메시아는 나라를 구하고 왕으로 추대 받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예수가 생각한 메시아는 “소리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거리에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진리를 가르치며 공의를 베푸는 사람이다.


예수는 가이사랴 빌립보에 있는 여러 마을로 갈 때 제자들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베드로가 대답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시기를, 자기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가복음서 8:27?0】


예수는 사람들이 유대에 독립을 가져다주는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은 사람들에게 진리를 가르쳐서 자유를 깨닫게 하고 공의를 베풀어 속박당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메시아의 사명이라고 믿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부르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하여 종말적인 왕의 칭호가 자신에게 붙여지는 것을 꺼려했다.
마태복음서와 누가복음서에서 메시아란 말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예수가 그러한 칭호를 삼가하도록 한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옹립하려고 하자 산으로 피했다는 요한의 기록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예수가 메시아를 논제로 삼은 적이 한 차례 있었다.


“어찌하여 율법학자들은 그리스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하느냐? 다윗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친히 이렇게 말하였다.
‘주께서 내 주께 말씀하셨다.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
다윗 스스로가 그를 주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그가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 【마가복음서 12:35?7】


예수는 시편 110편에서 다윗이 메시아를 주라고 부른 것을 지적하면서 다윗의 자손이 다윗의 주가 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율법학자들은 그의 말에 침묵을 지켰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문제였던 것이다.
예수는 자신이 유대를 건국한 다윗과 같은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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