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제자들을 용감하게 만들었을까?
김광우의 저서 <예수 이야기>(지와 사랑) 중에서


예수의 열두 제자는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 야고보와 요한 형제, 빌립, 바돌로매, 세리였던 마태, 도마, 알페오의 아들 야고보, 다대오, 가나안 사람 시몬, 그리고 가롯 유다이다(마태복음서 10:2?, 마가복음서 3:16-18).
누가는 마태나 마가와는 달리 열두 제자에 다대오 대신 ‘야고보의 아들 유다’를 집어넣었다(누가복음서 6:14?6).
이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되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왜 예수의 제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것 같다.
가롯 사람 유다를 제외하고 제자들은 모두 갈릴리 출신으로 세리와 어부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신분이 낮고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겁쟁이였던 그들은 예수가 처형된 후에는 아주 용감한 사람들로 변신했다.
목숨을 내놓고 스승의 뜻을 전파하며 박해를 견뎌냈다.
베드로는 61년경 로마에서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고, 안드레는 그리스의 파도라스 거리에서 아사형을 당했다.
한때 제로테에 가담했던 시몬은 스아닐 거리에서 스승을 변호하다 살해되었고, 바돌로매도 아르바나 거리에서 살가죽이 벗겨진 채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되었다.
유다는 자책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엇이 제자들을 용감하게 만들었을까?
어떻게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었을까?
물론 그 답은 예수의 생애에 있다.
그들은 예수의 생애를 되돌아보면서 그가 왜 그렇게 고독했고 번민했으며, 자신을 유대교의 제물로 내어주는 결단을 내려야했는지를 나중에서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가 그리스도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그가 그들의 곁을 떠난 후였다.


예수가 남은 제자와 함께 다닌 지역은 갈릴리 남부와 요단 북쪽 주변이었다.
도처에 버림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있음을 보면서 예수는 자신의 고독과 번뇌에서 차츰 벗어나게 되었다.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말했으면서 정작 자신은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꿈과 희망을 잃게 되면 하늘나라의 비밀도 알 수 없다.
더불어 그런 상태에서는 사랑도 고갈되고 만다.
예수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역사를 위한 부름을 받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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