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다 불을 지르러 왔다
김광우의 저서 <예수 이야기>(지와 사랑) 중에서


예수는 자신의 사역에 대해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세상에다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바랄 것이 무엇이 더 있겠느냐?
그러나 나는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그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괴로움을 당할는지 모른다.” 【누가복음서 12:49?0】


예수는 자신이 유대교의 제단에 바쳐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었지만, 제자들이 그 뜻을 이해하게 된 것은 스승이 제단에 바쳐진 다음이었다.
예수는 자신에게 닥칠 괴로움에 대해 말하면서 스스로 결단을 다졌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고난을 감수하도록 했을까?
예수는 예언자 가운데 이사야의 말씀을 가장 많이 인용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이사야를 가장 잘 이해했으며 이사야의 말씀으로부터 메시아의 역할을 구했다.
그는 이사야의 ‘고난 받는 종’에 대한 예언에서 자신의 사역 내용을 발견한 것 같다.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는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그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매를 맞음으로써
우리의 병이 나았다.

우리는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각기 제 갈 길로 흩어졌으나,
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다.

그는 굴욕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였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마치 털 깎는 사람 앞에서 잠잠한 암양처럼,
끌려가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체포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그 세대 사람들 가운데서 어느 누가,
그가 사람 사는 땅에서 격리된 것을 보고서,
그것이 바로 형벌을 받아야 할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느냐?
그는 폭력을 휘두르지도 않았고
거짓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악한 사람과 함께 묻힐 무덤을 주었고,
죽어서 부자와 함께 들어가게 하였다.
【이사야서 53:3?】


예수가 제자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이사야의 예언을 가르치지 않았을 리 없다.
제자들은 ‘고난 받는 종’에 관한 예언을 듣고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내용이 스승의 운명과 관련이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억은 남아 나중에라도 그들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는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의 생애를 이사야의 예언과 관련지어 기록하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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