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는 예수가 두려워하고 괴로워했다고 썼다

김광우의 <예수 이야기> 중에서


신학자 가운데는 최후의 만찬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와 같은 이야기는 사도 바울의 영향 아래 헬레니즘적인 교회에서 꾸며낸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주장대로 예수가 빵과 포도주를 자신의 몸과 피로 은유하여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음식을 나누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목요일이 아니었다면 전날 수요일이라도 좋고 화요일이라도 좋다.
그가 어떻게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가지지 않았겠는가!
죽음을 앞둔 그가 최후의 만찬을 가졌다면 당연히 상징적인 예식을 행했을 것이다.
그것은 죽음과 관련한 예식이므로 제자들에게 몸과 피에 대해 언약을 했을 것이다.


유월절 만찬 때 유대인들은 찬송을 하는데 주로 시편 113편을 불렀다.
훗날에는 114?18편을 불렀다고 한다.


내가 고난을 받을 때에 부르짖었더니
주께서 나에게 응답하여주시고,
주께서 나를 넓은 곳에 세우셨다.
주님은 내 편이시므로
나는 두렵지 않다.
사람이 나에게 무슨 해를 끼칠 수 있으랴?
주께서 내 편이 되셔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망하는 것을
내가 볼 것이다.
주님께 몸을 피하는 것이
사람을 의지하는 것보다 낫다.
주님께 몸을 피하는 것이
지위가 높은 사람을 의지하는 것보다 낫다.
【시편 118:5?】


예수와 제자들은 찬송을 부르고 나서 어두운 밤에 올리브 산으로 향했다(마가복음서 14:26).
그들은 산기슭의 묘지와 올리브 밭을 지나 올리브기름을 짜는 곳, 즉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렀다.
겟세마네는 예루살렘 성벽 맞은편에 있다.
제자들은 올리브 숲에 이르러 각각 편한 자세로 나무 밑에 앉았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하고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갔다.
이 셋은 예수가 특히 사랑한 제자들이라고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다.
마가는 예수가 두려워하고 괴로워했다고 썼는데 아마 베드로의 증언을 토대로 한 것 같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마가복음서 14:34】


예수는 이렇게 말하고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기도했다.
그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몇 시간 후에 닥칠 엄청난 일이 두렵지 않을 리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결단에 대한 확신이 절실히 필요했다.
운명 앞에서 전율과 공포에 사로잡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육체적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는 광야에서 모세가 드린 기도를 떠올렸을 것이다.


주께서는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죽을 인생들아, 돌아가거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 앞에서는 천년도
지나간 어제와 같고,
밤의 한 순간과도 같습니다.

주께서 생명을 거두어가시면
인생은 한 순간의 꿈일 뿐,
아침에 돋는
한 포기의 풀과 같을 따름입니다.
아침에는 돋아나서 꽃을 피우다가도
저녁에는 시들어서 말라버립니다.

… …
주 우리 하나님,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틀림이 없게 하여주십시오.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틀림이 없게 하여주십시오.
【시편 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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