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은 무덤을 뛰쳐나와 도망쳤다
김광우의 <예수 이야기> 중에서


십자가 처형을 멀리서 지켜보고 또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매장하는 것을 본 여인들이 안식일 다음 날인 일요일 동틀 무렵 무덤으로 갔다고 마가는 기록했다.
그들은 막달라 사람 마리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였다.
그들은 예수의 시신에 바르려고 사두었던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향하면서 “누가 우리를 위하여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러내 주겠는가?” 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무덤에 도착하자 엄청난 크기의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무덤 안으로 들어가니 웬 젊은 남자가 흰 옷을 입고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몹시 놀랐다.
놀란 여인들에게 천사가 말했다.


“놀라지 마십시오.
그대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습니다만, 그는 살아나셨습니다.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그를 안장했던 곳입니다.
그러니 그대들은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십시오.
그는 그들보다 앞서서 갈릴리로 가십니다.
그가 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들은 거기에서 그를 볼 것이라고 하십시오.” 【마가복음서 16:6?】


여인들은 무덤을 뛰쳐나와 도망쳤다.
그들은 벌벌 떨며 넋을 잃었으며 천사의 말을 누구에게도 전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마가복음서는 사실상 끝이 난다.
그 후의 일에 대한 마가복음서의 기록은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났다는 에피소드를 비롯한 몇 가지 내용이다.
외경에는 이와 같은 에피소드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먼저 예수의 생애가 천사의 알림으로 시작해서 천사의 알림으로 끝난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의 생애는 이미 예정된 생애였던 것이다.
베드로와 함께 그리스도교를 창시한 사도 바울도 예수의 생애를 구약성서에 나온 대로 이루어진 사건으로 보았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내가 전해 받은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드렸습니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성경대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경대로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셨다는 것과, 게바(베드로)에게 나타나시고 다음에 열두 제자에게 나타나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그리스도께서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자매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세상을 떠났지만 대다수는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그 다음에 모든 사도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맨 나중에 달이 차지 못하여 태어난 자와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고린도전서 15:3?】


예수가 처형되고 시신이 무덤에 안장될 때까지 제자들이 아무 활동을 하지 않자 가야바는 안심했다.
제자들의 부도덕한 도망과 은신은 예수의 평판을 나쁘게 하는 데 기여했으므로 가야바는 모든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었다고 만족했다.
그런데 예수가 죽은 자들 가운데 일어나서 자신들에게 나타났다고 주장하자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실 제자들도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여인들에게 일어난 사건은 겁쟁이 제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부도덕함을 뉘우치게 했고 부활의 신앙으로 무장하게 했다.
부활신앙이 숨어 있던 예수의 제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다.
그리고 불과 수주일 만에 힘 있는 초대 그리스도 교회가 출범하였다.
여러 파벌로 나뉘긴 했지만 예수의 부활을 인정하고 그를 메시아로 신격화하는 데는 한결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