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예수는 어디에서 태어났을까?
김광우의 <예수 이야기> 중에서


기원전 8세기에 예언자 미가는 장차 출현할 유대의 왕, 곧 유대인들의 목자가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너 베들레헴 애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다.
그의 기원은 아득한 옛날,
태초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가서 5:2】


미가의 예언에 응답하듯이 누가복음서는 예수의 생애가 시작되었음을 이렇게 알렸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누가복음서 2:11】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9km 지점에 있는 작은 동네이다.
예수가 태어난 곳이 부모의 고향 나사렛이 아니라 베들레헴이며 그곳이 다윗의 고향임을 강조한 누가의 주장은 훗날 학자들로부터 의심을 받을 만했다.
예수의 출생에 관한 기록이 신화처럼 장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으로 복음서를 썼는데 네 복음서 저자들 가운데 문장이 가장 빼어났다.
누가는 복음서를 쓰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존귀하신 데오빌로님, 나도 모든 것을 처음부터 정확하게 조사하여 보았으므로, 귀하께 이 이야기를 차례대로 엮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누가복음서 1:3】


누가는 정확하게 조사했다고 씀으로써 자신의 기록의 신빙성을 사전에 확보하려고 했지만 그의 의도는 메시아의 출생을 서술한 처음부터 드러났다.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로 씌어졌는데 그리스도(Christos, 크리스토스)란 말은 헤브라이어 메시아(Messiah)의 그리스어 번역이다.
그 뜻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즉 왕을 의미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다윗에게 그의 후손 가운데서 왕위에 오를 자를 선택하겠다고 한 약속을 믿었다.
예수의 출생지가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기록된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누가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한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누가복음서 1:32】


한편 마태는 누가와는 다른 방법으로 예수의 출생에 관해 기록했다.
그는 예수의 족보를 따지는 방법을 통해 메시아가 탄생했음을 주지시키려고 했다.
마태복음서는 그 시작에서, 아브라함으로부터 예수에 이르기까지 42대에 걸친 족보를 나열함으로써 예수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임을 강조했다.


예수의 생애가 신화처럼 꾸며진 것은 후대의 일처럼 보인다.
다음과 같은 시편 구절이 신화를 창조하는 거름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주께서 다윗에게 맹세하셨으니,
그는 성실하셔서 변경하지 아니하신다.
“네 몸에서 난 자손 가운데서,
한 사람을 왕으로 삼을 것이니,
그가 네 뒤를 이어서 왕위에 앉는다.”
【시편 1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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