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편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우편에 앉으라 하셨도다
The Lord Says to My Lord: Sit at My Right Hand
김광우의 저서 <시편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1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으라 하셨도다
2 여호와께서 시온에서부터 주의 권능의 홀을 내어 보내시리니
주는 원수 중에서 다스리소서
(야훼가 시온에서 너에게 권능의 왕장을 내려 주리니,
네 원수들 가운데서 왕권을 행사하여라.)
3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오는도다
(내가 나던 날, 모태에서부터, 네 젊음의 새벽녘에
너는 이미 거룩한 산에서 왕권을 받았다.)
4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치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댁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5 주의 우편에 계신 주께서 그 노하시는 날에
열왕을 쳐서 파하실 것이라
6 열방 중에 판단하여 시체로 가득하게 하시고
여러 나라의 머리를 쳐서 파하시며
7 길가의 시냇물을 마시고 인하여 그 머리를 드시리로다
표제에 ‘다윗의 시’라고 적혀 있는데 히브리어 원본에는 표제가 따로 있지 않고 우리가 사용하는 표제는 1절 앞부분에 적혀 있다.
시편의 편집자는 각 노래에 저자의 이름을 기술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으며 이름을 명시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예외로 했다.
그러나 근래 신학자들의 연구에서 원본에 적힌 이름이 꼭 저자가 아니란 사실을 발견되었다.
이 노래의 저자가 다윗임을 예수님이 입증하셨다.
노래의 1절이 예수님의 말씀과 관련이 있다.
다윗이 성령에 감동하여 친히 말하되
주께서 내 주께 이르시되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둘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 하였느니라 (마가복음 12:36)
베드로는 시편과 예수님의 말씀을 관련시켜 다윗은 승천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승천하셨음을 지적하여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셨다고 오순절 설교에서 강조했다.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으나 친히 말하여 가로되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 (사도행전 2:33-35)
이 노래는 메시야를 고대하는 노래로 알려졌다. 노래가 세 개의 신탁(oracle)으로 구성되었는데 그것들은 1-3절, 4절, 5-7절이다.
매년 왕 즉위식 때 성전에 속한 제사장은 신탁을 소리 높여 외쳤다.
그는 하나님께서 말씀을 왕을 통해서 나타내신다고 소리쳤다.
이때 그의 말은 제사장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선지자의 말이 된다.
제사장은 왕을 대신하여 하나님께서 “너는 내 우편에 앉으라(Sit at my right hand)”(1절) 하셨다고 했는데 우편에 앉으라는 말은 고대 애굽 왕이 아들에게 한 말에서 비롯했다.
아들은 우편에 앉아 아버지의 말씀을 집행하는 권위를 가진다.
여기서는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말씀으로 그를 만방의 집행자로 인정하셨음을 뜻한다.
왕위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그분의 위(the throne)이다.
솔로몬이 여호와께서 주신 위에 앉아 부친 다윗을 이어 왕이 되어 형통하니
온 이스라엘이 그 명령을 순종하며 (역대상 29:23)
흥미롭게도 솔로몬은 어머니를 우편에 앉게 한 적이 있었다.
밧세바(Bathsheba)가 이에 아도니야(Adonijah)를 위하여 말하려고 솔로몬 왕에게 이르니
왕이 일어나 영접하여 절한 후에 다시 위에 앉고
그 모친을 위하여 자리를 베풀게 하고 그 우편에 앉게 하는지라 (열왕기상 2:19)
하나님은 “네 원수로 네 발등상되게 하기까지” 이스라엘 왕을 우편에 앉게 하겠다고 하셨다.
시온에서 하나님의 권능의 홀(mighty scepter)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시온은 하나님의 발등상이다(시편 99:5).
하나님은 다윗의 홀 또는 왕권을 높이겠다고 하셨다.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 우뢰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베푸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하니라 (사무엘상 2:10)
이스라엘은 신정국가이므로 왕은 하나님의 대리인인 제사장의 역할도 한다.
다윗은 하나님의 궤를 옮길 때 “소와 살찐 것으로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 앞에서 힘을 다하여 춤을 추는데 때에 베 에봇을 입었더라”(사무엘하 6:13-14).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제사장 나라가 될 것이라고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 (출애굽기 19:6)
두 번째 신탁 4절의 영원한 제사장이란 영원한 나라를 뜻한다.
다니엘은 말했다.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열국의 위세가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민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 있는 자가 다 그를 섬겨 복종하리라 (다니엘 7:27)
하나님께서 “너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하셨는데 멜기세덱에 관해서는 단 한 번 창세기에 언급되었을 뿐이다.
아브람(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라고 부르시기 전의 이름)이 그돌라오멜(Kedorlaomer)과 그와 함께 한 왕들을 파하고 돌아올 때에
소돔 왕이 사웨(Shaveh) 골짜기 곧 왕곡에 나와 그를 영접하였고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 지로다
하매 아브람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더라 (창세기 14:17-20)
살렘의 왕 멜기세덱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다.
멜기세덱이란 말은 “의로운 분은 나의 왕이시다” 라는 뜻이다.
멜기세덱은 의의 왕(King of righteousness)으로 알려졌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the Most High God)’이란 말은 나중에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히브리서의 저자가 멜기세덱에 관해 기록한 것이 흥미롭다.
이 사람의 어떻게 높은 것을 생각하라
조상 아브라함이 노략물 중 좋은 것으로 십분의 일을 저에게 주었느니라
레위의 아들들 가운데 제사장의 직분을 받는 자들이 율법을 좇아
아브라함의 허리에서 난 자라도 자기 형제인 백성에게서 십분의 일을 취하라는 명령을 가졌으나
레위 족보에 들지 아니한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서 십분의 일을 취하고
그 약속 얻은 자를 위하여 복을 빌었나니
폐일언하고 낮은 자가 높은 자에게 복빎을 받느니라 (히브리서 7:4-7)
세 번째 신탁에서 “주께서 그 노하시는 날에”(5절)라고 했는데 아모스(Amos)는 그날은 빛이 아니라 어둠 또는 혼돈이라고 했다.
화 있을진저 여호와의 날을 사모하는 자여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날을 사모하느뇨
그날은 어두움이요 빛이 아니라 (아모스 5:18)
그날은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날이며 구원은 그 후에 일어난다.
마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어둠이 계속되었다고 했다(마가복음 15:33).
부활은 어둠이 계속된 후에 일어났다.
이스라엘 백성의 부활도 바빌론의 무덤에서 일어났다(에스겔 37:1-14).
아모스는 그날에 하나님께서 “다윗의 무너진 천막을 일으키고 그 틈을 막으며 그 퇴락한 것을 일으켜서 옛적과 같이” 세우신다고 했다(아모스 9:11).
하나님께서 노하시는 그날을 요한은 환상 중에 보았다(요한계시록 19:11-21).
그날은 의인에게는 승리의 날이다.
그날에 하나님께서 머리를 드신다는 말로 신탁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