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에 대한 공격

김광우의 저서 <신학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공격은 바울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났다.
나치 그리고 반그리스도교주의자들이 “악마 랍비 바울”이란 말까지 사용할 정도였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의 바울에 대한 평가는 대단하여 소멸되고 말 예수의 가르침을 보존한 위대한 사도라 일컬어진다.
이스라엘 백성으로부터 버림받은 예수를 신학의 대상이 되는 분으로까지 숭배한 바울은 예수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으로 꼽히며 첫 그리스도인이라 불린다.
예수의 제자들조차 자신들의 사상을 버리지 않은 상태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바울만이 유일하게 종파주의를 버리고 인류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소망의 신학을 내어 놓았다.
교부들은 그의 신학에 전적으로 동조했으며 네 복음서는 정경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지언정 바울의 서신만은 정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교부들도 있었다.


신학 이야기는 교회사에 관한 이야기이고 또는 교리의 생성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교리(dogma)는 그리스어 도케인(dokein)에서 유래한 말인데 ‘생각하거나, 상상하거나 또는 의견을 가지는 것’이란 뜻이다.
각 철학 학파의 독특한 사고를 그리스인은 교리라고 했다.
각 학파는 상대방 학파의 이론에 반박함으로써 자신의 이론의 타당성을 주장하였다.
교리는 상대방 학파의 신학을 반박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예를 들면 『사도신경 Apostles’ Creed』은 긍정적인 문체로 쓰여졌지만 이면에는 상대방 신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반박이 내포되어 있다.
사도신경의 첫 구절 “나는 하늘과 땅을 지으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으며”라는 말에는 신에 대한 일원론의 주장 말고도 이원론을 배척하려는 의도가 십분 나타난다.
후세에 만들어진 교리일수록 상대방 신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반박의 성격이 강하다.
폴 틸리히는 교리를 ‘보호적 교리(protective doctrine)’라고 불렀는데 이는 모든 교리가 교황과 종교회의를 통해서 만들어졌으며 그것들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마르틴 루터의 견해를 따른 것이다.


교리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의 자유를 제어하는 장치이다.
교리는 교인에게 교회와 교황 및 감독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교리는 교회의 법으로 교세를 확장하는 수단이다.
교리는 중세에 공법과도 같은 효력을 발휘했는데 교리를 부정하는 사람은 교회를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해서 정죄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교리는 과거와 달리 교인에게 물리적으로 혹독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교인의 자격을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이 교리에 대해서 엄격한 것과 같이 개신교 또한 교회법을 집행하고 있다.
입교를 원하는 사람에게 교리문답을 통해 교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입교시키는 것은 교리가 법으로 집행되는 예이다.


교리 또는 교회의 법은 교회의 본질에 상반되는 내용들이다.
예수의 몸인 교회를 다스리는 것이 성령이라면 교부들에 의해서 창조된 교리들은 그리스도교 본질로부터 이탈한 내용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교리가 사라질 때 비로소 신앙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신학 이야기는 필자의 저서 『예수 이야기』와 『성경 이야기』에 이어지는 후속편이다.
나는 이 세 권의 저술을 통해서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이 신약성경 저자들과 교부들에 의해서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신학으로 정립되었는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이들을 통해서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좀더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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