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야트족Burjat의 성무의례
부르야트족의 성무의례가 가장 복잡합니다.
처음으로 접신을 체험(접신몽, 환상, 영신들과의 대화 등)한 뒤에 입문자는 독거하면서 자신을 무당으로 세울 준비를 합니다.
이 동안에 입문자는 늙은 스승 무당, 특히 ‘신 아버지’로 불리는, 장차 자기 입문의례의 집행자가 될 무당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굿을 하기도 하고 신들이나 영신들을 부르기도 하며 무업의 비의를 배우기도 합니다.
부르야트족의 경우에도 무당 후보자는 공개행사에서 자기의 무력을 선보인 다음 비의의 계시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스승으로부터 직접 성별을 받습니다.
성별의 날짜가 정해지면 재계의식齋戒儀式(purification ceremony)이 치러집니다.
이 재계의식은 이론상 세 번에서 아홉 번 치러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두 번만 치러집니다.
‘신 아버지’와, ‘신 아들’로 불리는 젊은이 아홉이 3개의 우물에서 물을 긷고는, 우물의 영신들에게 타라순tarasun(보드카)을 제주祭酒로 바칩니다.
이들은 돌아오는 길에 어린 자작나무를 뽑아 집안으로 가지고 들어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물을 끓이되, 이 물을 정화하기 위해 야생 백리향과 노간주나무와 소나무 껍질 그리고 숫염소의 귀에서 잘라낸 털 몇 올을 솥에다 넣고 끓입니다.
이어서 이들은 이 숫염소를 잡아 피 몇 방울을 솥에다 떨어뜨리고는, 고기는 여자들에게 내주어 요리하게 합니다.
‘신 아버지’는 양의 견갑골로 점을 친 뒤, 후보자의 조상 무당들을 불러 타라순을 바칩니다.
헌주가 끝나면 ‘신 아버지’는 자작나무 잔가지로 만든 빗자루를 솥에다 담그고 후보자의 맨등에다 손을 올립니다.
‘신 아들들’이 이런 의례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동안 ‘신 아버지’는 무당 후보자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이 너의 도움을 바라거든 도움을 베풀되 사례는 적게 청하고, 주는 것을 받는 데 만족해라. 늘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되 이들을 악령으로부터 지켜주시도록 이들을 보호해주시도록 신께 빌어라. 부자가 너를 부르는 일이 있으면 이들을 도와주되 너무 많은 사례를 요구하지 말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동시에 너를 부르거든 가난한 사람을 먼저 찾아본 연후에 부자를 찾아보도록 해라.”
무당 후보자는 이 말에 따를 것을 서약하고 스승이 선창하는 기도문을 되받아 읊습니다.
재계齋戒에 이어 수호영신들에 대한 신주神酒 타라순의 헌작獻爵(술잔을 올림)이 있으면 이 준비 제의는 끝납니다.
물에 의한 이런 재계는 매월 초승달이 뜰 때마다 한 번씩 해야 합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치러야 합니다.
이에 덧붙여 무당은 부정을 탔다고 여겨질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자신을 재계해야 합니다.
그 부정의 정도가 심한 때는 재계하되 피로써 해야 합니다.
이 입문의식을 치른 뒤에는 최초의 성별의식이 있습니다.
이 의식에 드는 경비는 공동체가 분담합니다.
준비과정에서 무당과 무당의 보조자들인 ‘신 아들들’은 제물을 걷습니다.
말을 타고 마을들을 다니면서 제물을 걷습니다.
이들이 제물로 걷는 것은 머릿수건이나 댕기일 경우가 보통이나 돈을 제물로 걷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습니다.
나무잔, 마장용馬杖(horse stick)用 방울, 비단, 술 등 필요한 물건을 걷습니다.
러시아 발라간스크 지역의 경우 무당 후보자와 ‘신 아버지’ 그리고 이 신 아버지의 아홉 ‘신 아들들’은 천막으로 들어가 아흐레 동안 금식합니다.
금식기간 동안 이들은 차와 밀가루죽밖에 입에 대지 않습니다.
천막 주위로는 말총을 꼬아 만든 금줄이 세 겹으로 내걸립니다.
이 금줄에는 동물의 생가죽이 꿰어져 있습니다.
옛날에는 입문의례를 여러 차례 치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입문의례는 첫 번째 입문의례를 치른 지 각각 3년 그리고 6년 뒤에 베풀어집니다.
이런 무속의 제의에서 자작나무는 우주수宇宙樹 혹은 세계의 축軸, 따라서 세계의 중심을 점유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유형이 다른 입문의례에서도 나무나 기둥에 오르는 절차는 대단히 중요한 몫을 하며, 이런 절차는 천계상승이라는 신화적, 제의적 테마의 변형입니다.
이와 같은 상승의 상징체계는 자작나무를 연결하고 여러 가지 색깔의 댕기(무지개의 색층, 서로 다른 천상계 지역들)가 걸린 끈(다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지역과 알타이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이런 신화적 테마와 제의는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나타나므로 이 지역 문화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부르야트족의 입문의례에는 미트라교Mithra(페르시아 신화에서 미트라는 빛, 진리의 신이었으며, 후에 태양신이 되었습니다.
미트라교는 미트라를 숭배하는 종교로 기원전 3세기에 페르시아에서 생겨나 소아시아, 로마제국 등지에서 성행)의 비의를 연상시키는 요소가 있습니다.
부르야트족의 입문의례에서 무당 후보자는 염소의 피로써 재계를 받는데, 이 염소가 바로 이 무당 후보자의 머리 위에서 도살되는 수도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무당 후보자가 희생된 짐승의 피를 마시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