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우리는 요르단 강으로 갔다. 강물이 샘물처럼 맑다.
요르단 강은 갈릴래아 호수로부터 남쪽을 향해 사해까지 굽이굽이 약 260km나 흐르는데 직선거리로 측정하면 100km쯤 되고 너비는 약 30m밖에 안 되는 좁은 강줄기이지만 마르지 않는 생명의 강이다.
우리는 강물에 손을 씻은 후 정결예식에 사용하기 위해 강물을 한 병씩 담아가지고 왔다.
공관복음서(마태오, 마르코, 루가의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한 때가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 안디바스에게 처형당한 후부터라고 하고, 요한의 복음서는 요한이 투옥되기 전에 이미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유다 지방으로 가셔서 그곳에 머무르시면서 세례를 베푸셨다.
한편 살림에서 가까운 애논이라는 곳에 물이 많아서 요한은 거기에서 세례를 베풀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요한이 감옥에 갇히기 전의 일이었다. 【요한의 복음서 3:22-24】
세례자 요한이 “요르단 강 건너편 베다니아”(요한의 복음서 1:28)에서 활동할 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갈릴래아 지방 가나로 가서 혼인잔치가 열린 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처음으로 행하셨다(요한의 복음서 2:1-11).
예수님께서 다시 가나를 방문했을 때는 거의 죽게 된 고관의 아들을 고쳐주셨다(요한의 복음서 4:46-54).
유대인들의 전통 혼인예식을 소개하는 것이 가나에서의 기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배우자들은 먼저 증인 앞에서 약혼식을 치름으로써 혼인에 동의했음을 알린다.
약혼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1년 정도 떨어져서 각자의 집에서 지낸다.
1년 후 신부가 신랑을 맞이하고 신랑이 신부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는 혼인식을 갖게 된다.
이로써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결혼생활로 들어가는 것이다.
혼인식이 거행되는 날 신랑은 부모, 형제, 친척들, 친구들과 함께 신부의 집으로 간다.
이때 신부의 친구들이 나와 신랑을 영접하며 신부는 집에서 신랑을 기다린다.
신랑이 도착하면 신부의 아버지는 신랑과 신부에게 축복을 빌어준다.
신부는 작별인사를 하고 신랑의 집으로 가서 하객들이 모인 가운데 혼인잔치를 벌인다.
잔치는 신부가 처녀일 경우 일주일 동안 계속되고, 과부일 경우에는 3일 동안 열린다.
신부와 함께 온 하객들은 혼인잔치가 끝날 때까지 계속 신랑 집에 머문다.
이렇게 오랫동안 잔치가 벌어지기 때문에 잔치 도중에 음식이나 술이 떨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어머니와 함께 혼인잔치에 참석했을 때 마침 포도주가 떨어졌다.
그 사실을 마리아가 예수님께 알렸고, 예수님께서는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행하셨다.
유대인들에게는 정결예식을 행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 예식에 쓰이는 두세 동이들이 돌 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물을 떠간 그 하인들은 그 술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잔치 맡은 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술맛을 보고 나서 불러 “누구든지 좋은 포도주는 먼저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다음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 법인데 이 좋은 포도주가 아직까지 있으니 웬 일이오!” 하고 감탄하였다. 【요한의 복음서 2:6-10】
예배당에는 항아리들이 놓여 있어 그곳에 담겼던 물이 포도주로 변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우리는 성만찬에 사용하려고 포도주를 한 병씩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