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마가)의 다락방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유월절(과월절) 만찬을 어디에서 하시겠느냐고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무교절 첫날에는 과월절 양을 잡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날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저희가 어디 가서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제자 두 사람을 보내시며 “성 안에 들어가면 물동이에 물을 길어가는 사람을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우리 선생님이 제자들과 함께 과월절 음식을 나눌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러면 그가 이미 자리가 다 마련된 큰 이층 방을 보여줄 터이니 거기에서 준비해놓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코의 복음서 14:12-15】
마르코의 다락방에서 열린 유월절 만찬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음식을 나눈 ‘최후의 만찬’이었지만 그때 제자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예루살렘 성 밖에 있는 시온 산의 좁은 골목을 지나면 고색창연한 건물이 보이는데 2층이 마르코의 다락방이다.
예수님을 체포한 대제사장 ‘가야파의 집’에서 가까우며 시온 문 남쪽에 해당한다.
아래층은 다윗 왕의 무덤이다.
다락방을 예수님께 제공한 사람은 마르코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비교적 큰 다락방은 벽 쪽에 8개의 기둥이 있고 중앙에 3개의 기둥이 고딕 형태의 천장을 받치고 있다.
지금의 2층 다락방은 십자군이 12세기에 성지를 탈환하고 나서 건립한 것이다.
다락방에서 있었던 ‘최후의 만찬’ 의식은 가장 중요한 성찬식으로 오늘날까지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다.
그들이 음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시고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그들에게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태오의 복음서 26:26-28】
다락방을 나와 아래층의 다윗 왕 무덤으로 내려갔다.
구약성서에는 다윗 왕이 다윗 성에 묻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다윗 성은 시온 산의 반대편 곧 예루살렘의 동쪽에 있다.
그러니까 이 무덤은 상징적인 무덤이다.
이스라엘 역사에 등장하는 41인의 왕들의 무덤은 그 위치가 어디인지 모른다.
모세의 무덤이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고,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의 무덤도 어딘지 알 수 없다.
다윗 왕의 기념묘가 상징적으로 시온 산에 건립된 것은 10세기였다.
해발 765m의 시온 산은 원래 솔로몬 왕이 야훼께 바친 성전 지역만 시온 산이라 불렀는데 차츰 예루살렘 도성 전체를 그렇게 부르게 되었으며, 신약시대 이후에는 예루살렘의 서남쪽에 있는 언덕만을 시온 산이라고 부른다.
다윗 왕의 기념묘를 나와서 길을 건너 서쪽으로 가면 ‘돌미시온 교회’가 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영면한 곳에 세워진 교회이다.
현존하는 것은 1910년 독일 가톨릭 교회가 세운 것으로 ‘돌미시온’은 라틴어로 ‘잠잔다’라는 뜻이다.
교회 내부는 황금색 모자이크로 장식되었다.
교회에는 훌륭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들이 그곳에서 연주회를 가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