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성문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3대 종교, 즉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예루살렘은 길이 4km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성내 면적은 30만 평에 불과하다.
성벽은 16세기 중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황제 슐레이만 1세가 축성했다.
성문은 모두 여덟 개로 북쪽에 문이 세 개 있는데, 새 문(New Gate), 다마스커스 문(세겜 문), 헤로데 문이다.
동쪽에는 스테판 문(사자문), 황금문(美門)이 있으며, 남쪽에 쓰레기 문(Dung Gate)과 시온 문이 있고, 서쪽에 요빠 문(헤브론 문)이 있다.

동쪽의 스테판 문은 스테판이 성문 밖에서 순교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마리아의 어머니 안네의 집이 이 성문 근처라고 해서 안네 문이라고도 한다.
1920년 영국 군인들이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원래의 문을 개조했다.
1967년 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 문을 점령하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한다.
역시 동쪽에 있는 황금문은 여자들이 출입했다는 문인데 금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베다니아로부터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이 문을 통과했으며, 민중들은 호산나라고 만세를 부르며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황금문이 6세기경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1530년에 투르크군이 문을 봉쇄했고, 1540년에 슐레이만이 성을 보수하면서 완전히 폐쇄했다.
베드로가 앉은뱅이를 일으키는 기적을 행한 곳도 이곳이다.

베드로는 “나는 돈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어가시오” 하며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 앉은뱅이는 당장에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사도행전 3:6-8】

남쪽의 쓰레기문은 히브리어로 ‘사아르 하아슈포트’라고 부르는데 예루살렘 시내의 모든 오물이 이 문을 통해 키드론 계곡과 티로포에온 계곡에 버려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약시대에는 그 문을 ‘게헤나(Gehenna)’라고 불렀는데 게헤나는 ‘Ge-Hinnom’에서 연유한 말로 ‘지옥’이란 뜻이다.
현재의 문은 요르단 사람들에 의해서 개조된 것이다.
1948년에 이스라엘 군대가 요빠 문을 봉쇄하자 성 안으로 자동차와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쓰레기문이 확장되었다.
남쪽에 있는 시온 문은 시온 산으로 통하는 문이라서 그렇게 부른다.
이 문을 통해 시온 산에 있는 다윗 왕의 무덤으로 갈 수 있다.

서쪽에 있는 요빠 문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요빠로 통하는 문이다.
히브리어로 ‘사아르 요빠’라고 부르고 아랍어로는 ‘바브 엘 카릴’이라고 부르는데 ‘하느님의 친구 문’이란 뜻이다.
엘 카릴(하느님의 친구)은 아브라함을 가리킨다고 한다.
이 문은 또한 아브라함의 무덤이 위치한 헤브론과 통한다고 해서 ‘헤브론 문’이라고도 부른다.

북쪽에 있는 다마스커스 문은 다마스커스로 통하는 문이다.
새 문은 성 안팎의 교통을 위해 1889년에 새로 만들어졌으며, 헤로데 문은 헤로데 궁전 근처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는 스테판 문 근처에 있는 베짜타(베드자다) 연못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예수님 당시 연못물이 병을 낳게 한다고 해서 병자들이 모여들었는데 이 연못에서 예수님께서는 38년 간 앉은뱅이였던 사람을 치유하셨다.

얼마 뒤에 유다인의 명절이 되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예루살렘 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말로 베짜타라는 못이 있었고 그 둘레에는 행각 다섯이 서있었다.
이 행각에는 소경과 절름발이와 중풍병자 등 수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었는데(그들은 물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휘젓곤 하였는데 물이 움직일 때에 맨 먼저 못에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다 나았던 것이다) 그들 중에는 삼십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도 있었다.
예수께서 그 사람이 거기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아주 오래된 병자라는 것을 아시고는 그에게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병자는 “선생님, 그렇지만 저에겐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딴 사람이 먼저 못에 들어갑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일어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거라” 하시자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들고 걸어갔다. 【요한의 복음서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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