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토리온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예수님께서는 로마의 총독 본디오 빌라도로부터 십자가 처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복음서 저자들이 기록한 보도내용은 약간씩 다르다.
같은 견해로 썼다고 해서 공관복음서라고 부르는 마태오, 마르코, 루가의 복음서는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예수님께서 본디오 빌라도 총독에게 압송되었다고 적었다(마태오 27:1, 마르코 15:1, 루가 23:1).
요한은 총독 관저로 압송되었다고 기록했으며(요한 18:28), 마르코와 마태오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처형을 선고받으신 다음에 총독 관저로 들어가셨다고 기록했다.
예수님께서 빌라도로부터 재판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갖은 모욕을 당하신 곳인 총독 관저란 과연 어디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리스어로 ‘프라이토리온’이라고 하는 총독 관저는 총독이 법률을 공포하거나 재판을 하는 곳이다.
총독이 법적인 처사를 이행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프라이토리온이 될 수 있다.
총독 관저가 어디였는지에 관해서는 세 가지 가설이 있는데 안토니아 성, 헤로데 궁전, 하스모니아 궁전이다.
안토니아 성은 예루살렘 대성전, 즉 지금의 회교 대사원 북서쪽 벽에 위치했던 성으로 ‘하나넬 탑’이 있던 곳이다.
느헤미야 시대에 하나니야가 재건한 적이 있었는데 기원전 167년 마카베오 전쟁으로 파괴되었다.
기원전 31년 헤로데 대왕에 의해서 개조된 후로는 안토니아 성이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헤로데 대왕은 성에 거주하지는 않았고, 로마 군인들이 주둔하며 성전과 예루살렘 전 시가를 감시했다.
성은 66년 유다 전쟁 때 전소, 파괴되었으며 70년 티투스 황제에 의해서 자취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헤로데 궁전은 기원전 23년 헤로데 대왕이 건립한 궁전으로 오늘날 ‘다윗 시타델(다윗 망대)’이라고 부른다.
한때 하스모니아 궁전에 살았던 헤로데 대왕은 가족과 함께 이 궁전에서 살았다.
66년경 가이사리아에 살던 총독 플로루스가 예루살렘으로 와 헤로데 궁전에 머물면서 당시 폭동을 일으킨 유다 지도자들을 재판하기도 하고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께서도 헤로데 궁전에서 빌라도의 재판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하게 되었다.
하스모니아 궁전은 하스모니아 왕조(기원전 134∼37년) 때 건립되었다.
정확하게 그 위치를 알진 못하나 대략 예루살렘 대성전 서쪽 탈무드 학교가 있는 자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기원전 37년 헤로데 대왕이 로마 황제에 의해 유다 왕으로 등위한 후 그때부터 기원전 23년까지 이 궁전에 거주했다.
한때 로마 총독이 헤로데 궁전과 안토니아 성과 함께 이곳을 거처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