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피아 대성당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우리는 ‘성 소피아(Sancta Sophia)’ 대성당으로 갔다.
비잔틴 시대의 건축물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것으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명으로 537년에 건립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360년에 대성당의 기초를 세웠고 415년에 중수되었으며, 537년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언급했듯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베들레헴에 ‘예수 탄생 교회’와 시나이 산 기슭에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건립하도록 했으며 에페소의 ‘사도 요한 기념교회’ 외에도 당시 교회의 80%를 건립했다고 한다.
그는 건축광이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콘스탄티노플을 로마보다도 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려고 했다.
대성당을 건축하는 데 5년 반이 소요되었다.
예루살렘 성전보다 몇 배나 더 큰, 높이 56m, 길이 90m의 대성당이 완공되자 황제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솔로몬 왕이시여! 내가 당신을 이겼구려!”
황제는 성 소피아 대성당을 건립하면서 에페소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의 다섯 아름 굵기의 청색 대리석기둥 여덟 개를 운반하여 세웠는데 어떻게 그것들을 운반할 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한 일로 생각되었다.
에페소와 콘스탄티노플 모두 항구이므로 해상으로 운반했을 것이 뻔하지만 그렇게 무겁고 커다란 대리석을 운반했다는 것이 여간 놀랍지 않다.
대성당의 천장은 대리석으로 된 둥근 돔 형태인데 그러한 천장양식은 건축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대성당 내부의 모든 벽면은 모자이크 성화로 장식되었고 규모와 기교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성모 마리아가 어린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자이크는 삼면 어디에서 바라보더라도 관람자를 정면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1100년 이상의 영화를 누렸던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은 오스만 투르크 군대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1453년에 막을 내렸다.
53일 간의 전쟁 끝에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오스만 제국의 황제 메메트(Mehmet)는 제일 먼저 소피아 대성당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황제는 대성당의 아름다움에 감동하여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는데 그는 이슬람교도였지만 대성당을 파괴하지 않고 보존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의 새 주인이 되면서 대성당은 이슬람교 사원 모스크(Mosque)로 변모했다.
대성당에 높이 세운 십자가가 내려지고 대신 이슬람교의 초승달 상징이 올라갔다.
모자이크로 장식된 벽면은 파괴하진 않고 그 위에 회칠을 하여 지워버렸으므로 회칠을 기술적으로 제거하면 본래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다.
몇 군데 복원작업을 했는데 본래의 모습처럼 생생하지 못하고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슬람교 문화를 보존해야 한다는 터키 정부의 정책에 따라 복원작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이튿날 아침 일찍 우리는 ‘아렌 교회’로 갔다.
‘아렌’은 ‘평화’라는 뜻이지만 이름과 달리 아렌 교회는 비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380년 제2차 종교회의는 예수의 신성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아리우스파 교인 삼천 명을 그곳에서 학살했다.
신학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인들끼리 대대적으로 학살했다는 것은 그리스도교사의 수치이다.
순례자들은 그곳에서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다.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어 박물관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블루 모스크’는 소피아 대성당보다 더욱 큰 규모로 건립되었다.
그곳은 늘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드리는 이슬람교의 유명한 성지이다.
모스크 앞에는 약 20m 높이의 오벨리스크가 서있는데 기원전 1500년에 이집트에 세워졌던 것을 옮겨다놓은 것이라고 한다.
모스크를 방문한 후 우리는 근처에 있는 지하 저수지로 갔다.
여름에는 비가 오지 않으므로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물이 이스탄불의 시민들에게 급수된다.
536년에 완공한 저수지는 지하에 돌계단을 만들어 내려갈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돌기둥이 136개나 되고 길이가 140m, 폭은 70m, 높이는 8m이며 바닥, 통로, 벽, 천장은 모두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
지하수가 수로를 통해 흘러들어오는 소리를 지금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황제가 살던 불바라치 궁전으로 갔다.
궁전의 문은 버스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다.
그 문은 황제와 대신들만 말을 타고 들어갈 수 있었으며, 국민들은 걸어서 통과해야 했다.
궁전 안에는 황제들이 사용했던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어 당시 궁전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금으로 장식된 황제의 옥좌도 있다.
옥좌는 의자의 형태가 아니라 방석을 깔아놓은 것으로 황제가 그곳에 도사리고 앉았을 것이다.
궁전 옆에 있는 박물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도자기들이 소장되어 있다.
1만 2천 점에 이른다.
당나라 도자기들이 많으며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것들도 많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진 다이아몬드를 비롯하여 각종 보석들이 관람자의 눈을 부시게 하며 한편에는 무기들도 진열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세례자 요한의 팔목뼈라고 주장하는 뼈가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