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디스 교회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사르디스 교회의 천사에게 이 글을 써서 보내어라.
하느님의 일곱 영신과 일곱별을 가지신 분이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잘 알고 있다.
네가 살아 있다는 말이 있지만 실상 너는 죽었다.
그러므로 깨어나거라.
너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완전히 숨지기 전에 힘을 북돋아주어라.
나는 네가 하는 일이 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완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요한 묵시록 3:1-2】

위에 인용한 글은 요한이 ‘사르디스 교회’에 보낸 편지 내용이다.
사르디스(Sardis)는 리디아(Lydia) 왕국의 수도였다.
사르디스 산성은 기원전 12세기에 건설된 난공불락의 성채로서 450m의 높은 산에 세워졌는데 산이 무너져 지금은 잔해만 남아 있다.
관광도로가 만들어져 있지 않아 산을 오를 수가 없다.
기원전 6세기에 사르디스는 아주 부강한 도시였다.
기원전 546년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리디아 왕국의 마지막 왕 크로이수스(Croesus)가 지금의 터키 서부지역을 통치했다.
고레스(Cyrus, 사이러스 또는 큐로스로 발음한다) 왕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석방한 왕이며 사르디스로부터 페르시아의 수도 수사까지 3,000km를 대리석으로 포장한 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리디아 왕국 때 사르디스 성은 아래 평야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성벽을 돌과 벽돌을 섞어서 쌓았는데 남아 있는 본래의 성벽에 최근 미국 대학생 팀이 와서 중수했다.
성 안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단순한 도리아 양식, 둥근 이오니아 양식, 그리고 둥글둥글한 코린트 양식의 돌기둥들이 섞여 건립되었고, 어떤 기둥들은 맷돌처럼 포개어 세워졌는데 기둥의 둘레가 여섯 아름들이 굵기이다.
기둥 가운데에 구멍을 뚫었고, 세운 후에 납 물을 끓여 부어서 고정시켰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때에 건축된 아르테미스 신전을 비잔틴 시대에 개조하여 교회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사르디스의 수호신은 시벨리(Cybele)였는데, 사람들은 시벨리 신에게는 죽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요한이 사르디스의 수호신을 믿지 않고 예수님을 믿은 신실한 몇 사람을 칭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사르디스에는 자기 옷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이 몇 있다.
그들은 하얀 옷을 입고 나와 함께 다니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승리하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며 나는 생명의 책에서 그의 이름을 결코 지워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와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요한 묵시록 3:4-5】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는 바빌론을 정복한 후 그곳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석방했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을 복구하고 성전을 재건할 야훼의 목자라는 칭송을 들었다.
그에 관한 기록이 성서에 있다.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 제일 년이었다.
야훼께서는 일찍이 예레미야를 시켜 하신 말씀을 이루시려고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
그래서 고레스는 아래와 같은 칙령을 내리고 그것을 적은 칙서를 전국에 돌렸다.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의 칙령이다.
하늘을 내신 하느님 야훼께서는 세상 모든 나라를 나에게 맡기셨다.
그리고 유다 나라 예루살렘에 당신의 성전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지워주셨다.
그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 가운데 있는 당신의 모든 백성과 함께하시기를 빈다.
누구든지 원하는 자는 돌아가라.” 【역대기하 36:22-23】

(하느님께서) 나는 고레스에게 명령한다.
‘너는 내 양을 쳐라.’
그는 내 뜻을 받들어 이루리라.
‘너는 예루살렘을 재건하여라.
성전의 기초를 놓아라.’ 【이사야 44:28】

역사의 할아버지라는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는 저서 《역사》의 서두에 ‘인생의 행복이란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느냐’에 있다고 하면서 리디아의 왕 크로이수스와 그리스의 현인 솔론(Solon)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크로이수스 왕은 부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당시 아테네의 현인 솔론이 사르디스를 방문하자 왕은 솔론을 귀빈으로 대접하고 신하에게 명하여 그를 보물창고로 안내하여 많은 보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왕은 솔론에게 물었다.

“아테네의 손님이여, 그대는 대단히 지혜로운 자로 식견이 높고 여러 나라를 편력한 것으로 아는데 당신이 만난 사람들 가운데 누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아테네의 데로스일 것입니다.”
“어째서 귀하는 그가 가장 행복하다고 판단했는가?”
“우선 그는 좋은 나라에서 태어났고, 미목이 수려한 아들들을 두었으며, 손자들이 건강하게 자랄 때까지 장수했습니다.
그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은 아테네가 이웃나라와 싸우게 되어 위기에 처했을 때인데, 그는 아군을 이끌고 나아가 적군을 물리치고 훌륭하게 전사했습니다.
아테네 사람들은 그를 국민장으로 장사지내고 그에게 최고의 명예를 주었습니다.”

솔론의 말을 듣자 크로이수스 왕은 마음이 상했지만 다음번에는 자기를 지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물었다.
“다음은 누구인가?”
“아르고스의 크레오피스와 비톤입니다.
두 형제는 생활도 부유하고 체력도 건강하여 올림픽 경기에서 매번 입상을 했습니다.
어느 날 아르고스에서 헤라 여신의 축제가 있었는데 형제의 모친은 헤라의 무녀로서 우마차로 시간에 맞추어 축제에 당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소가 들에서 돌아오지 않아 두 형제는 각각 멍에를 등에 메고 소를 대신해서 모친이 탄 마차를 끌고 먼 길을 달려 시간에 맞추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두 형제의 행동은 참배객들로부터 찬양을 받았고, 그러한 아들들을 둔 어머니도 칭찬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도 기쁨에 넘쳐 헤라 여신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아들의 축복을 기원했습니다.
그녀의 기도가 끝나고 향연이 벌어졌는데 두 형제는 신전 앞에서 잠들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르고스 사람들은 두 형제의 석상을 조각하여 델포이 신전에 봉납했습니다.”

크로이수스 왕은 화가 나서 솔론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테네의 길손이여, 그러면 나의 행복은 어찌된 것인가?
귀하에게 무시당해서 서민 취급도 받지 못하는 나의 행복은?”
“오오! 크로이수스여, 나는 당신이 부자인 것도 알고 왕이신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존경하기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게 세상을 마치셨다는 말을 듣기까지는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부자처럼 행복에서 멀리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행복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을 즐겨 찾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부자라고 불리는 사람들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훨씬 행복합니다.
임금님! 나의 생각으로는 최후까지 훌륭하게 살다가 훌륭하게 죽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로이수스 왕은 솔론의 말을 듣고 그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그를 쫓아 보냈다.
솔론이 떠나고 얼마 후부터 크로이수스 왕에 대한 신의 복수가 시작되었다.
왕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한 아들은 벙어리였으며 또 다른 아들은 사냥에 나갔다가 한 신하가 멧돼지를 향해 던진 창에 맞아 죽은 것이다.
이어서 페르시아 군대가 쳐들어와서 사르디스는 점령당했으며 결국 리디아 왕국은 멸망하고 말았다.
크로이수스 왕은 체포되었고,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는 크로이수스 왕을 화형에 처하라고 명령했다.
크로이수스 왕은 지난날 솔론이 사람은 살아 있는 한 행복할 수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긴 한숨을 쉬면서 큰소리로 “솔론! 솔론! 솔론!” 하고 세 번 되풀이하여 불렀다.

고레스 왕은 통역에게 그가 부른 소리가 무엇을 뜻하느냐고 물었다.
크로이수스 왕은 전에 솔론이 했던 말을 고레스 왕에게 고하고 그의 예언이 적중한 것과 그의 말이 자기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고레스 왕은 크로이수스 왕의 말을 듣고 자기도 사람인 이상 그러한 무상한 운명을 피하지 못하리라는 것과 지금 자기 눈앞에서 화형에 처해질 사내도 어제까지는 자기와 같은 한 나라의 왕이었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병사들에게 불을 끄라고 명령한 후 크로이수스 왕을 살려주었다.

그 후 크로이수스 왕은 고레스 왕의 훌륭한 조언자가 되었으며, 솔론은 단 한 번의 말로 두 왕 가운데 한 왕의 생명을 구하고 한 왕을 교육시킨 셈이 되어 명성이 높아졌다.
몇 백 년 후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레스 왕의 무덤 앞을 지나게 되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의 묘비에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대가 누구이며 어디로부터 올 것인지를 나는 알고 있다.
나는 페르시아를 지배했던 고레스다.
나의 몸을 덮은 얼마 안 되는 흙을 빼앗지 말라.”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묘비명을 그리스어로 새겨 넣도록 명령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