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의 도시: 로마
<성지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로마가 성지에 포함되는 이유는 사도 바울로와 베드로가 순교한 곳이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쯤 가자 로마 시를 둘러싼 고대 성벽과 성문이 눈에 들어왔다.
3세기 스토아 철학자이자 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가 축성한 20km에 달하는 성벽이 상당부분 오늘날까지 남아 있어 과거의 번영을 전해준다.
로마 시 전체는 박물관과도 같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들이 모두 고대의 유적이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있다. 로마에는 바티칸 박물관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들이 무려 30곳이나 있고 베드로 대성당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도 무려 40군데나 된다.
며칠 동안 로마에 머무는 것으로는 로마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독일의 위대한 시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로마에 온 지 7일이 지났다.
그동안 열심히 로마를 둘러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난 로마가 어떤 도시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로마에 마을을 세운 사람은 목동들이었다고 한다.
기원전 8세기 중엽 테베레 강변 팔라티노 언덕 위에 목동들이 세운 작은 마을에서부터 로마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언덕에서 차츰 확장된 로마는 왕정과 공화정 시대를 거쳐 거대한 규모의 도시로 변했다.
500년 동안 지속된 로마의 공화정은 카이사르의 암살로 끝나고, 옥타비아누스가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가 되었다.
아우구스투스는 41년 동안 황제 직에 있으면서 벽돌로 되어 있던 로마 시를 대리석으로 된 로마 시로 변모시켰다.
이탈리아는 대리석의 나라다.
국내 도처에 있는 각양각색의 희귀한 대리석이 로마로 운반되었으며, 그때부터 웅장한 대리석 건물들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로마 건축양식의 특징은 둥근 아치(arch)와 둥근 천장(vault)이다.
아치와 천장을 만드는 로마인들의 건축공법이 로마를 세계에서 으뜸가는 도시로 바꾸어놓을 수 있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로마인들의 대담함이다.
그들은 무엇이든지 거대한 규모로 건축했는데 지금보아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3세기의 황제 카라칼라(Caracalla)가 건축한 공중목욕탕은 냉탕과 온탕은 물론 운동실과 도서관까지 갖춘 석조 건물로 길이 337m에 폭이 320m나 된다.
3만 3천 평에 이르는 면적이다.
그곳은 현재 오페라와 음악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카이사르 때 짓기 시작해서 네로 황제 때 완성되었다는 대서커스장(Circus Maximus)은 길이가 370m에 폭이 80m에 달하며 15만 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로마인들에게 서커스란 마차경주를 의미한다.)
원형극장(The Colosseum)은 72년 황제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가 짓기 시작하여 아들 티투스(Titus)가 80년에 완공했다.
극장의 길이는 188m이고 너비는 156m이며 높이는 50m에 이른다.
4층으로 이루어진 관람석은 계단식으로 건립되었는데 각 층을 석조 아치 형태로 만들었으며, 출입문이 80개나 된다.
티투스 황제는 이 거대한 극장을 완공한 후 100일 동안 축제를 벌였다고 한다.
5만 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극장은 과연 로마인이 뽐낼 만한 건축술의 결과다.
높게 올라간 외곽 원형은 관람자들이 비와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3층 위에 한 층이 더 있는데 그 층을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다.
이 극장에서 로마 시민들은 훈련받은 노예들의 격투, 외국에서 운반해온 야수들의 사냥, 전쟁을 재현한 작품 등을 관람했다.
타원형으로 된 경기장의 지름은 긴 쪽이 188m이고 짧은 쪽이 156m이다.
원형극장은 검투사가 맹수와 격투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교인들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교를 말살하고자 했던 황제들이 그곳에서 그리스도교인들을 맹수의 밥이 되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