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비밀 - 색의 상징성과 사회적 의미
미셸 파스투로 지음, 전창림 옮김 / 미술문화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환유 換喩, Metonymy

<미셀파스투로의 색의 비밀>(도서출판 미술문화) 중에서


실제의 색과 색 이름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어떤 문장에서 빨갛다고 한 사물이 진짜로 빨갛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 사물이 빨갛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사물의 색과 그 색 이름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수사법에서 환유라고 불리는 비유의 형식에서 유래하는 것이 많다.
특히 환유를 통해 부분으로 전체를 표현하려고 할 때 그 차이가 생겨난다.
예를 들면 모든 방이 파란 벽지로 도배되어 있는 집에서 하나의 방을 ‘노란 방’이라고 부르는 일이 있다.
그것은 그 방의 벽에 걸린 파란색 큰 양탄자 위에 달려 있는 노란색 작은 장식 끈으로서 다른 파란 방과 구별해서 부른 것뿐이다.
여기서 ‘노란 방’이라는 표현이 진짜로 전면적으로 노란색 방을 가리킨다고 믿어버리면 안 된다.
나도 이와 흡사한 일이 있었다.
옛날 내 부친이 ‘녹색 가방’이라고 불렀던 가방이 있었다.
그것은 부친이 갖고 있던 천으로 만든 두 개의 파란 가방 가운데 하나로, 폭이 좁은 보강용 녹색 밴드가 걸쳐져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하나의 가방에는 푸른 바다색의 밴드가 달려 있었다.)

일상생활, 편지 왕래, 사무, 법률, 문학, 광고 등이 엄청난 양의 문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거기에 사용된 사물의 색은 아주 부분적으로만 실제의 색과 일치한다.
(어떤 때는 전연 일치하지 않기도 한다.)
역사학자와 사회학자는 어떤 하나의 정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릇되게 해석하지 않기 위하여 이 점을 명심해둘 필요가 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정보(또는 진실을 다른 식으로 말하는 정보)도 종종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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