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작시술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인은 화가와 그 밖의 모상模像 작가와 마찬가지로 모방자이므로 사물을 항상 세 가지 국면 중 하나에서 모방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사물이 과거나 현재에 처해 있다고 말해지거나 생각되는 상태를 모방하거나 또는 사물이 마땅히 처해야 할 상태를 모방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런 모든 것을 시인은 언어로 표현함에 있어서 방언이나 은유 등 여러 가지 변화된 형태의 말을 혼용할 수 있다.
시인이 사물을 올바르게 모방하려고 했으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실패했다면 그것은 그의 작시술 자체에 관련된 과오이다.
그러나 시인이 말을 그리는데 동시에 두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게 그림으로써 사물을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그리는 기술상의 과오를 범했거나 혹은 여하한 종류의 것이든 불가능한 것을 그렸다면 그가 범한 과오는 작시술 자체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

시인이 불가능한 것을 그렸다면 과오를 범한 것이지만, 그 과오가 시의 목적에 기여한다면 정당화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언어와 행동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려면 언어와 행동만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행동자나, 말하는 자, 그 상대자, 때, 수단, 동기 등을 고찰한 뒤에 판단해야 한다.
어떤 말이 모순을 내포했다고 생각될 경우 문제의 구절에서 그 말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불가능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시의 목적에 이바지하거나 이상 상태를 말하거나 혹은 세인들의 견해일 경우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믿어지지 않는 가능사보다는 믿어지는 불가능사를 택해야 하는데, 예술가는 모델보다 더 나은 것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것도 때로는 정당화될 수 있는데, 있음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있음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인의 언어에서 모순점을 검토할 때는 그가 동일한 사물을 동일한 관계에서 동일한 의미로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비평가들의 비판은 다섯 가지 과오에 기인하는데,
1) 불가능하거나,
2) 불합리하거나,
3) 유해하거나,
4) 모순을 내포하고 있거나,
5) 기술상의 과오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해하다’는 것은 플롯이 요구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기술상의 과오’란 작시술상의 과오가 아닌 말 그대로 기술상의 과오를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시사와 비극의 우수성과 관련하여 덜 저속한 모방이 더 우수한 모방이고 더 훌륭한 관객을 상대하는 모방이 덜 저속한 모방이라고 말한다. 배우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태지 않으면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할 줄 알고 별의별 동작을 다 하는데, 이는 시인의 작시술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에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교양 없는 사람들의 동작만을 배척해야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찬양하면서 비극은 서사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시사의 운율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극은 음악과 장경을 가지고 있으며, 전자는 드라마의 쾌감을 가장 생생하게 산출한다.
비극은 서사시와 마찬가지로 동작 없이도, 즉 읽을 때에도 무대에서 연출되는 것을 관람할 때와 마찬가지로 생생하게 실감된다.
비극적 모방은 더 짧은 시간에 그 목적을 달성한다.
보다 압축된 효과는 많은 시간에 걸쳐 분산된 효과보다 더 큰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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