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의 현인 유하혜(柳下惠)
곧은 마음으로 사람을 섬기면 세 번은 파면을 당한다 

<아주 오래된 오늘>(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유하혜는 중국 노(魯)나라의 유명한 현인으로 화(和)의 덕이 있고 절개를 생명으로 삼고 살았다.
그가 추운 겨울에 여행하던 중 여관에 들었는데, 뒤에서 한 여자가 따라 들어 왔다.
날씨가 너무 추웠으므로 그는 여자가 얼어 죽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한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잤으나 조금도 난행(亂行)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여행 중 갈 곳 없는 여자와 동침하면서도 범하지 않았다는 이 일화는 유하혜와 같은 성현이 아니고는 색의 탐욕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로 예부터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작은 벼슬자리를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
벼슬하러 나가면 자기의 우수한 면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정당한 방법으로 일을 했다.
버려져도 원망치 않았고 곤궁에 빠져도 성내지 않았다.
그래서 너는 너고 나는 나인데, 내 곁에서 옷을 벗고 있은들 내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 하고 말했다.
●『맹자』, 「공손추 상(公孫 丑 上)」편

유하혜가 노(魯)나라의 옥관(獄官)이 되어 세 번이나 파면을 당했다.
어떤 이가 그에게 ‘그대는 어찌하여 이렇게 되어도 다른 나라로 떠나지 아니하오?’라고 이르자 유하혜는 대답하기를 ‘곧은 마음으로 사람을 섬기면 어디 간들 세 번 파면을 당하지 않으리오.
도의를 굽혀서 사람을 섬긴다면 어찌 반드시 조국을 버려야 하리오’라고 답했다. ●『논어』, 「미자(微子)」편

이 글은 유하혜의 절조 있는 인격을 잘 표현한 글이다.
지금은 천하가 도의심을 잃은 시대이다.
사람이 도의심을 가지고 정직하게 사람을 섬긴다면 다른 나라에 가서 관직을 얻어 본다 해도 또 파면될 것은 뻔한 일이다.
파면을 당하지 않으려 하면 정직하게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정직한 생활태도를 버리고 도의심을 굽히고 살 바에야 다른 나라로 갈 필요가 있겠는가?
구태여 조국을 버리고 다른 나라에 가서까지 부정을 행하면서 벼슬을 얻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당시 중국은 한 민족이 여러 나라로 나누어져 있었다.

공자는 유하혜의 충직함과 변치 않는 절개를 찬양했다.
그러나 맹자는 유하혜를 불공(不恭)한 사람이라고 하여 유하혜의 경솔함을 비판했다.
함석헌은 백이를 닮기는 쉬워도 유하혜를 닮으려 하다가는 정권에 이용당하고 잘못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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