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서사상(忠恕思想)
내 마음과 네 마음이 같다 

<아주 오래된 오늘>(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한마디로 종신(終身)토록 행함직한 말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그것은 서(恕)함이니 내가 원치 아니하는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其恕乎 己所不欲勿施於人]”고 답했다. ●『논어』, 「위령공(衛靈公)」편

서(恕)는 같을 여(如)자 아래 마음 심(心)자가 합쳐진 것으로, 용서한다는 말은 내 마음과 네 마음이 같다는 말이다.
공자는 제자의 물음에 용서하는 길이 있을 뿐이라며,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을 충서(忠恕)사상이라고 하는데 기독교에서도 황금률에 해당한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의 정신이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인자(仁者)는 자기가 서고자 하는 곳에 남을 세우고,
자기가 도달하려고 하는 곳에 남을 도달하게 한다.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논어』, 「옹야」편

공자가 증자에게 말했다.
“참(參, 증자의 이름)아! 나의 도는 하나로 통하느니라.”
공자가 나가자 문인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증자는 “선생님의 도는 충서(忠恕)일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논어』, 「이인(里仁)」편

충(忠)은 가운데 중(中)자 아래 마음 심(心)자로 나를 다하는 마음을, 서(恕)는 나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마음을 말한다.
공자가 자공에게 “너는 내가 많이 배우며 많이 기억해서 모든 도리를 아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자공은 “그러 하외다”라고 답했다.
공자는 “그렇지 않다.
나는 하나의 도로써 만사를 일관하느니라[一以貫之]”라고 했다.

맹자는 “만물의 이치는 다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자신을 반성하여 성실히 해나가면 즐거움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을 대우하는 데 힘써 나가면 인(仁)을 구하는 것은 이보다 더 가까운 길이 없다”라고 했다.
남을 용서함으로 남을 깨우칠 수 있고, 자기가 간직한 것이 서(恕)가 아니고서는 남을 깨우칠 수 없다.
그래서 나라를 다스림에는 먼저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근본이다.

인애는 자연과 인생을 조화시킨다.
공자는 가정의 화목에 대하여 대학에서 다음과 같이 시경을 인용했다.

복사나무 앳되고 고음이여, 그 꽃이 떨기떨기 피었네.
시집가는 이 아가씨 그 집안 화목케 하리.
복사나무 앳되고 고음이여, 그 열매 탐스럽네.
시집가는 이 아가씨 그 집안의 복덩이.
복사나무 앳되고 고음이여, 그 잎 짙푸르네.
시집가는 이 아가씨 그 집안 화목케 하리.

桃之夭夭 灼灼其華 之子于歸 宜其室家 桃之夭夭 有賁其實
之子于歸 宜其家室 桃之夭夭 其葉召召 之子于歸 宜其家人
●『시경』, 「주남」편

사람이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은 복숭아꽃같이 아름다운 것이며, 시집가는 신부는 그 집안의 화목에 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결혼은 복숭아 열매처럼 좋은 열매를 맺어야 하며 그 집안에 짙푸른 잎사귀와 같이 건강한 행복을 가져와야 한다.
활짝 핀 복사꽃으로 시작되는 이 시는 그 탐스러운 열매와 그 무성한 잎사귀로 흥을 돋우면서 아리따운 처녀의 결혼을 축복한다.
그것은 확실히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비유이며 표현 기법도 소박하고 힘찬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서에 호소하기보다도 시각적이며 인상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같은 구절이 반복되는 것은 이 노래가 무도곡임을 말해주며, 젊은 남녀가 신부 집 뜰에 모여 발맞춰 춤을 추며 노래했을 것이다.

공자는 충서의 도와 인을 가르쳤고, 석가는 자비로써 중생을 구원하려 했고, 예수는 사랑을 가르치고 몸소 자기를 희생하여 사랑을 실천했다.
예수는 십자가에 달림으로써 인간을 죄에서 구원하는 길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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