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탁하불정(上濁下不淨)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리다
<아주 오래된 오늘>(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정(政)은 정(正)이니이다. 그대가 솔선하여 몸을 바르게 하면,
누가 감히 바르게 행하지 않으리요. ●『논어』, 「안연(顔淵)」편
‘바르게 한다’는 말은 정의를 구현하여 도의정치(道義政治)를 한다는 말이며, 불의를 물리치고 백성을 바르게 인도한다는 뜻이다.
위정자가 솔선하여 정의로 다스리고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면 국민은 감화되어 저절로 바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위정자가 바르게 하는데 누가 감히 바른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옛날에 어떤 재상이 아들을 두었는데 공부는 하지 않고 날마다 친구와 어울려 술집에만 다녔다.
꾸짖어도 아니 듣고 타일러도 소용이 없었다.
조용히 만나려고 해도 만날 수가 없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글을 써서 아들에게 전하고 관가에 출근을 했다.
학생의 직분이 글 읽는 데 있거늘
낮에는 술집에 가고 밤에는 청루에 노니
이 어찌 학생의 직분이리요.學生之職 在於讀書 晝酒舍 夜靑樓 是豈 學生之職耶
저녁에 아버지가 돌아와 보니 아들의 회답이 있었다.
재상의 직분이 음양을 바르게 하고
사시를 고르게 하는 데 있거늘
작년에는 비가 많아 홍수가 나고,
금년에는 가물어 흉년이 드니
이 어찌 재상의 직분이리까
宰相之職 理陰陽 順四時1 昨年雨 今年旱 是豈 宰相之職耶
주> 1 이음양 순사시(理陰陽 順四時)는 음양을 다스려 사시를 따르게 한다는 말로 이상적인 정치를 뜻한다.
작년에는 홍수가 나고 금년에는 가물다는 말로 정치가 고르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친의 부패한 정치를 규탄하는 글이었다.
공부는 게을리 하고 술만 마시는 탕아인 줄 알았던 아들이 이처럼 정의감에 불타는 현명한 아들임을 알게 된 재상은 뉘우치고 정치를 바로잡고 도의정치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적절한 교훈이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리다. 위정자들은 학생들의 시위를 폭력으로 막지만 말고 양심의 외침을 받아들여 도의정치를 구현하고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
법령으로 지도하고 형벌로써 질서를 유지하면, 백성은 법망을 뚫고 형을 피함을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
도덕으로 지도하고 예법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면 백성은 부정을 수치로 알고 정의를 찾게 된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