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百濟의 무속巫俗
백제 무속의 역사는 거의 없다시피 하여, 마지막 왕의 마지막 해에 무당이 거북의 예언을 해독한 기록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백제는 부여, 고구려에서 나온 나라였으므로 백제의 무속이 고구려와 같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따라서 고구려에서는 무당이 여우의 변괴를 설명한 것이 있고, 백제에는 무당이 거북의 예언을 해석한 것이 있어 이런 것들이 동일한 계통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후주서後周書』에 따르면 “백제에서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술術을 이해한다”고 했으므로 예언을 해석한 무당이 날의 길흉을 점치는 사람, 즉 일자日者였을 것입니다.
『후주서後周書』를 『주서周書』 혹은 『북주서北周書』라고 하는데, 서위西魏, 북주北周 왕조(535-581)의 역사를 기록한 기전체 정사로 636년 당唐나라 영호덕분令狐德棻 등이 편찬했습니다.
일자日者란 천상天上과 지상地上에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의 의미를 해독하고, 그 대처방안을 제시한 관리를 일컫습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 「백제본기」에 따르면 시조始祖 온조왕溫祚王(기원전 18-기원후 28년 재위) 25년(기원후 7년) 2월 왕궁의 우물물이 넘쳐흐르고, 한성漢城의 인가에서 말이 소를 낳았는데 머리 하나에 몸뚱이가 둘이었다. 일자日者가 말하기를 “우물물이 넘쳐흐른 것은 대왕께서 발흥할 징조이며, 소가 머리 하나에 몸뚱이가 둘인 것은 대왕께서 이웃나라를 병합할 조짐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왕이 이를 듣고 기뻐하여 마침내 진마辰馬(진한辰韓과 마한馬韓)를 병탄倂呑할 마음을 가졌다고 했는데, 이곳에서 일자日者라고 한 것도 무당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백제시대에서도 무풍巫風을 숭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따르면 백제 제31대 왕 의자왕義慈王(641-660년 재위) 20년(660년) 6월, 한 귀신이 궁중에 들어와 “백제는 망한다. 백제는 망한다”고 크게 외치고는 곧 땅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자왕이 괴이하게 여겨 사람들을 시켜 땅을 파게 하니 깊이 3자쯤 되는 곳에 거북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거북의 등에는 “백제는 보름달 같고, 신라는 초승달 같다”라는 글이 씌어 있었습니다.
왕이 이를 무당에게 물으니 무당이 말하기를 “보름달과 같다는 것은 찼다는 의미로 차면은 기울어질 것이고,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아직 차지 않았다는 것이니 차지 않은 것은 점차 찰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왕은 노하여 그를 죽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하기를 “보름달과 같다는 것은 왕성한 것이요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미미한 것이니, 생각건대 우리나라는 성할 것이고 신라는 점점 미약해진다는 뜻일 겁입니다” 하니 왕이 기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