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시베리아, 남아메리카 등지 무속의 비교




시베리아 무당의 성무의례聖務儀禮와 오스트레일리아 주의呪醫의 경우 후보자가 반신적半神的인 존재 혹은 조상영신祖上靈神(조상의 spirit)으로부터 해체수술을 받는 것이 비슷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례 집행자는 후보자의 육신을 해체하고 내장이나 뼈를 꺼낸 다음 새것으로 바꾸어 넣어줍니다.
해체작업은 지옥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거나 지하계地下界로의 하강下降과 관련 있습니다.
두 지역의 의례에는 차이도 있는데, 시베리아의 경우 대부분의 무당은 영신들과 신들에 의해 택함을 입는 반면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주의의 직능은 영신들이나 신적인 존재로부터 택함을 입을 수도 있으나 후보자 자신의 자의적恣意的인 수탐搜探(수사하고 탐지함)의 산물일 수도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입문의례入門儀禮의 중요한 요소가 후보자 육신의 해체와 내부 장기의 대체라고는 하나, 주의를 성별하는 방법은 이 밖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즉 천상적인 존재로부터의 가르침이 포함되는, 천상계天上界로의 상승上昇이라는 접신체험이 바로 이런 종류의 입문의례입니다.
입문의례에서 후보자 육신의 해체와 천상계로의 상승이 함께 이루어지는 수도 있습니다.
입문의례가 지하계地下界로의 신비적인 하강下降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런 유형을 시베리아 무당과 중앙아시아 무당의 입문의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옛날 사람들이 가지는 신비스러운 기법이 이렇듯 유사하다는 사실은 일반 종교사에서 샤머니즘에 어떤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가를 암시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주의呪醫의 입문의례에 등장하는 동굴의 비중은 이런 의례가 얼마나 유서 깊은 것인가를 증명하는 좋은 예가 됩니다.
구석기시대의 종교에서 동굴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중요합니다.
동굴이나 미궁은 다른 지역 고대문화의 입문의례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누려왔습니다.
동굴과 미궁은 다른 세계로 통하는 관문, 지하계로 하강하는 관문의 구제적인 상징입니다.
중앙, 남부 칠레와 남부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아라우카니족아라우카니족Araucanians의 고대전승에서 무당은 입구에 동물의 머리가 걸린 동굴에서 입문의례를 치릅니다.
스미스 해협Smith Sound 에스키모Eskimo의 무당 후보자는 한밤중에 동굴이 있는 절벽으로 다가가 어둠을 뚫고 똑바로 그 동굴로 걸어가야 합니다.
후보자가 무당이 될 팔자라면 아무리 주위가 어둡고 길이 험해도 이 동굴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당의 팔자를 타고나지 못한 후보자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맙니다.
무당의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동굴 입구가 저절로 막혀 한동안 열리지 않습니다.
후보자는 동굴 입구가 잠깐 다시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구가 열리면 잽싸게 빠져나와야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다시 열리지 않는 동굴 안에서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아메리카 무당의 입문의례의 경우에서도 동굴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무당 후보자가 접신몽을 꾸거나 보조영신補助靈神들을 만나는 것도 동굴 안에서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영신들이나 의례 집행자들이 후보자의 몸에 수정을 넣는다는 믿음이 도처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말레이 반도the Malay peninsula의 산악지대에 사는 왜소흑인矮少黑人인 세망족Semang은 그렇게 믿으며, 이런 믿음은 남아메리카 샤머니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기도 합니다.
코베노족의 무당은 후보자의 머리에다 수정을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수정이 그의 두뇌와 육안을 먹어버린 뒤 이런 기능을 대신하면서 후보자의 무력巫力이 됩니다.
다른 지역에서 이 수정은 무당의 보조영신을 상징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아메리카 열대지역 무당巫堂의 마력魔力은 스승 무당이 제자 무당에게 전해주는 보이지 않는 물질로 구현具現되기도 합니다.
스승 무당이 입으로 제자 무당에게 입에 이 물질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만져서 확인할 수 있는 이 주물은 무당의 힘을 물화시킨 것으로 많은 종족들 사이에서 주물의 추상적인 형태로 믿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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