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네시아의 입문의례적 해체




남미에서도 영신들의 부름에 대한 자의적恣意的 응소應召나 자발적 입문 수탐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시베리아에서처럼 까닭 모르는 신병神病을 앓는다거나 자기 몸이 해체당한다거나 자기 내부 장기가 새것으로 갈리게 된다거나 하는, 다분히 신비적神秘的인 죽음을 상징하는 의례儀禮가 들어있습니다.

칠레 남부와 아르헨티나 남부의 토착민Mapuche(칠레 인구의 4%))으로 스페인에게 아라우카니족Araucanians(araucanos)으로 알려진 종족의 경우, 무당 후보자가 영신들에 의해 택함을 받았다는 소식은 갑자기 후보자가 앓게 되는 신병神病을 통해 전해집니다.
젊은 여인이 갑자기 죽은 듯이 쓰러져 있다가 깨어나 여무女巫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한 어부의 딸은 암초에서 조개를 줍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에 가슴을 몹시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내면에서 목소리가 똑똑하게 “여무가 되어라! 이것이 내 뜻이니라!”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어부의 딸은 심한 복통을 느끼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녀는 인류의 주主로서 질서와 정의를 주관하는 신 응에네첸Ngenechen이 내린 것이 분명하다고 깨달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무당의 상징적 죽음의 체험은 후보자의 장시간에 걸친 혼수상태昏睡狀態와 긴 잠을 통해 이뤄집니다.
칠레의 야마나족Yamana 무당 후보자는 제2의, 심지어 제3의 살갗, 즉 새 살갗이 나올 때까지 자기 얼굴을 문지릅니다.
그러나 새 살갗은 입문자 자신에게만 보입니다.
아라우카니족의 무당 성별식에서 의례의 집행자와 후보자는 맨발로 불 위를 걷는데도 화상을 입기는커녕 옷자락에도 불이 붙지 않습니다.
이들은 코를 쥐어뜯거나 눈알을 파내기도 합니다.
의례 집행자는 속인俗人인 청중聽衆에게 입문자의 혀와 눈을 뽑아내고 그것을 자신의 것과 교환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집행자는 또 막대기로 입문자를 찌르는데, 이 막대기는 입문자의 배로 들어가 등으로 나오지만 여기에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문자도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북아메리카 샤머니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중앙에 거주하는 인디언 마이두족Maidu(마이두는 ‘사람person’이란 뜻)의 입문의례 집행자는 입문자를 독이 있는 약이 가득 든 구덩이에 밀어 넣습니다.
의례가 끝나면 입문자는 맨손으로 발갛게 달아올라 있는 돌을 만지는데도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포모족Pomo의 무속적인 망령제Ghost Ceremony 결사結社에 입단하는 후보자는 고문, 죽음, 부활을 체험합니다.
통과의례에서 후보자가 죽은 듯이 누워 있으면 집행자들은 후보자를 짚으로 덮습니다.
인디언들인 유키족Yuki, 후치놈족Huchnom, 해안 미워크족Coast Miwok에게서도 같은 의례가 발견됩니다.
해안 인디언 포모족 무당이 치러야 하는 일련의 입문의례 전 과정에는 절개cutting라는 명칭이 붙어있습니다.
쿡수Kuksu 결사에 가입하려는 강변 파트윈족River Patwin의 무당 후보자는 쿡수 자신이 손수 창이나 화살로 후보자의 배를 꿰뚫는 것으로 믿습니다.
후보자는 이로서 죽었다가 무당에 의해 부활하는 것입니다.
인디언 루이제노족Luiseno의 무당들은 화살로 서로를 찔러 죽입니다.
바다표범, 돌고래, 수달 등의 수렵과 조개류, 초목의 뿌리 등의 채집에 바탕을 두고 생활하는 틀링깃족Tlingit의 경우 무당 후보자가 탈혼망아脫魂忘我에 빠져들면 이 후보자가 영신靈神에 들린 것으로 압니다.
인디언 메노미니족Menomini의 무당 후보자는 입문의례의 집행자가 던진 주물呪物에 맞아죽었다가 소생합니다.
북아메리카 대부분의 지역 무당 후보자 역시 무속이든 아니든 비밀결사秘密結社에 입문할 때마다 죽음과 부활復活의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

까닭 모르게 앓게 되는 신병神病의 형태를 취하든, 무속적인 입문의례를 치르든 이러한 죽음과 부활의 상징체계는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수단Sudan의 남부 누바 산맥Nuba Mountains에 사는 수단 무당의 경우 최초 입문 성별의식은 머리head로 불립니다.
이들의 입문의례에서 집행자들은 영신이 들어설 수 있도록 후보자의 머리를 열어줍니다.
하지만 무속적 접신몽이나 뜻밖의 사건이 무당의 입문의례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이가 서른 살 가까이 되면 무당은 일련의 의미심장한 꿈을 꿉니다.
한 무당은 배가 빨간 백마를 꿈꾸는가 하면, 자기 어깨에 발톱을 박는 표범, 자기를 무는 뱀을 꿈꾸기도 합니다.
무속적 접신몽에서 이런 동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꿈을 꾸고 난 뒤 그는 갑자기 심하게 몸을 떨고는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서는 예언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그가 영신들로부터 택함을 입었다는 첫 번째 표징이 됩니다.
그러나 후보자는 쿠주르kujur로 성별되기까지 1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접신몽, 신병 혹은 입문적인 의례의 중심 요소는 늘 동일합니다.
후보자의 몸이 해체되든가 깊은 상처를 입든가 해부를 당하든가 하는 식의 방법은 달라도 육신의 잘림을 통한 후보자의 죽음과 상징적인 재생 체험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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