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야트족Burjat, 텔레우트족Teleut의 선무



몽고의 부르야트족Burjat 무당의 무업은 조상무祖上巫로부터 무당으로 택함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조상무는 이런 소식을 전한 뒤 이 무당의 영혼을 수습,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 무업을 가르칩니다.
무당과 조상무는 하늘로 올라가는 길에 세계 중심의 신들을 잠깐 방문하는데, 이들이 방문하는 신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신은 춤과 풍요 그리고 부의 신인 테카 샤라 마츠칼라Tekha Shara Matzkala입니다.
테카는 새벽의 신인 솔보니Solboni의 딸 아홉 자매와 함께 삽니다.
이런 신들은 무당들만이 모시는 특이한 신들이고 오직 무당들만이 이들에게 제물을 바칩니다.
젊은 무당 후보자 영혼은 테카의 아홉 아내와 성적 관계를 갖습니다.
무당으로서의 교육과정이 끝나면 무당 후보자의 영혼은 하늘에서 미래의 천상계 아내를 만납니다.
무당 후보자의 영혼은 천상계 아내와도 성적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2, 3년 동안에 걸쳐 이런 접신체험을 두루 마치면 정식 성무의례가 베풀어집니다.
성무의례에는 무당의 천계로의 상승의례도 들어있습니다.
상승의례가 끝나면 사흘간에 걸쳐 다소 음란한 잔치가 베풀어집니다.
이 의례가 있기 전에 무당 후보자는 이웃 마을을 두루 다니면서 성혼예물의 성격을 지닌 선물을 받습니다.
성무의례에 사용되는 나무는 신혼인 이 무당의 집 앞에 세워지는 나무와 그 모양이 비슷한데, 이 나무는 천상계天上界에 속하는 무당의 신처神妻를 상징합니다. 천막 안에 세워지는 이 나무와 마당에 세워지는 무당의 나무를 연결하는 끈은 결혼으로 인한 무당과 신처의 유대를 상징합니다.
부르야트족 무당의 성무의례는 무당과 천상계에 속하는 신처와의 결혼을 나타냅니다.
이 성무의례를 치르는 동안 사람들은 여느 결혼식에서 그러듯이 춤을 추고 마시고 노래를 부릅니다.

부르야트족의 경우 선무과정에 예외 없이 매우 복잡한 접신 체험이 뒤따릅니다.
접신接神을 체험하는 동안 무당 후보자는 심한 고통을 당하고 육신이 토막토막 잘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무당이 성별되는 것은 바로 이 입문적인 죽음과 재생을 통해서입니다.
영신들이나 늙은 스승 무당으로부터 받는 교육은 이 첫 번째 성별에 대한 보충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입문의례에는 무당 후보자의 천상계 여행과 당당한 지상계 귀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당 후보자가 당당하게 지상계로 귀환할 때 베풀어지는 잔치가 결혼식 잔치를 방불케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천상계 신부의 역할은 부차적인 것으로 무당의 보호령과 영감의 원천에 지나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텔레우트족Teleut 무당에게는 제7천天에 사는 천상계天上界 신처神妻가 있습니다.
무당은 접신상태에서 천신天神 바이 윌갠Bai Ülgän으로 여행하다 신처를 만나는데, 이 신처는 무당에게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함께 살자고 말합니다.
신처는 무당을 위해 성대한 찬치를 벌이고 말합니다.
내 사랑하는 젊으신 캄kam이여! 더불어 푸른 밥상 앞에 앉아 ... 사랑하는 내 서방님, 젊으신 캄이여, 휘장의 그늘 뒤에 함께 숨어요. 서로서로 사랑을 나누어요. 우리 함께 즐겨요. 내 서방님, 젊으신 캄이여!

신처는 무당에게 천상계로 가는 길이 막혀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무당은 신처의 말을 믿지 않고 천계상승의 여행을 계속할 것을 고집합니다.
무당은 천상계 여행을 끝내고 지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음식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제14천에는 윌갠의 딸 아홉 자매가 있습니다.
무당에게 빨갛게 단 석탄 덩어리를 삼킨다든가 하는 마력을 베푸는 것은 이 아홉 자매입니다.
이들은 사람이 죽으면 지상으로 내려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수습해 천상계로 올라갑니다.

천상계天上界 신처神妻가 무당에게 음식을 함께 먹자고 꾀는 대목은 저승의 여영신女靈神들이 저희 영역에 이른 지상의 인간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꾀는 유명한 신화의 주제를 상기시킵니다.
지상의 인간이 이 음식을 먹으면 지상에서 있었던 일을 깡그리 잊고 이들 여영신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이렇게 지상의 인간을 꾀는 것은 저승의 반여신半女神들이나 요정妖精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상계를 여행하는 동안 무당이 신처와 나누는 대화는 길고 복잡한 극적 시나리오를 구성하지만, 이것 자체가 본질적인 것은 아닙니다.
신처와 나누는 대화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굿거리 도중에 청중의 흥미를 끌기에 적당한 극적 요소에 불과합니다.
본질은 무당의 천계상승 여행에서 윌갠과 나누는 마지막 대화입니다.
제14천에서 음식을 장만해주고 동침해주는 천상계의 신처가 있다는 사실은 무당이 반신적인 존재로서 어느 정도 신처와 관련을 맺음을 확증해줍니다.
즉 무당은 죽음과 재생을 경험한 영웅이므로 천상계에서 두 번째 아내를 희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몽고의 우리안카이족Uriankhai의 전설에 따르면 최초의 무당인 뵈 칸Bö Khân은 천상계의 처녀를 사랑했습니다.
요정의 신분인 이 처녀는 뵈 칸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땅으로 하여금 뵈 칸과 그의 아내를 삼키게 했습니다.
그런 뒤 이 처녀는 아들을 낳아 자작나무 아래에 버려 자작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자라게 했습니다.
바로 이 아이가 무당이라고 하는 족속 뵈 하 내큰Bö Khâ näkn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요정妖精(사람의 모양을 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마력魔力을 지닌 초자연적超自然的인 존재)인 아내가 인간인 지아비를 떠나보낸 뒤에 자식을 낳아 보낸다는 모티프는 세계에 널리 전파되어 있습니다.
지아비가 요정 아내를 찾아 나서는 에피소드는 입문의 시나리오로서 천상계로의 상승이나 지하계로의 하강 등을 반영합니다.
요정이 인간 세상에 있는 지아비의 아내를 질투한다는 것도 민담에서는 종종 발견되는 테마입니다.
정령精靈(사자死者의 혼백魂魄), 요정, 반여신半女神들은 저희 땅에 온 인간 세상 지아비의 아내를 질투하여 이들 사이에서 난 자식을 빼돌리거나 죽이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령과 요정 그리고 반여신은 인간 조건을 초월하여 신적인 영원불멸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세의 삶이라고 하는 특권을 획득한 영웅의 어머니, 아내 혹은 스승으로 묘사됩니다.
영웅英雄의 모험冒險에서 정령, 요정 혹은 반신적인 여성이 맡는 본질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신화와 전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영웅의 모험에서 영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영웅을 가르치고 도와주며 불사不死나 기적의 약초, 마법의 사과, 젊어지게 만드는 샘 등의 영생의 상징을 손에 넣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 바로 이들입니다.
여성의 신화는, 영웅이 불사를 얻고 입문의 시련에서 무사히 돌아오도록 도와주는 것은 늘 여성이라는 점을 보여주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할애합니다.

이런 신화적 모티프가 후기 모권제母權制 신화의 흔적을 내비치는 것이 분명합니다.
모권제matriarchy 신화에서 여자(=어머니)의 전지전능에 대한 남성의(영웅의) 반응은 일목요연一目瞭然합니다.
변형된 신화의 경우, 영웅의 모험에서 요정이 맡는 역할이 거의 무시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길가메시Gilgamesh(여신과 인간의 결합으로 태어난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영웅으로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신화의 영웅) 전설의 고대판본에서는 영웅으로부터 직접 불사의 은혜를 요구받던 요정 시두리Siduri가 고전 텍스트에서는 별로 주의를 끌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때로 영웅은, 율리시즈와 요정 칼립소의 경우에서처럼, 반신적인 여성이 지복의 은총과 불사의 은혜까지 함께 하자고 꾀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거절하고 지상의 아내와 동아리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반신적인 여성의 사랑은 영웅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장애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