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을 본다는 것


수마트라의 멘타웨이족Mentaweians의 경우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것이든 후보자가 자의적으로 그런 상태를 야기했든 영신의 모습 자체가 무당의 무력巫力(케레이kerei)과 동일시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타이와 미얀마 서쪽 해상의 안다만족Andaman의 주술사呪術師는 이런 환상幻想을 접하기 위해 밀림으로 들어가 은거합니다.
이런 환상을 꿈속에서 본 주술사의 주력呪力은 영험이 덜한 것으로 대접받습니다.
수마트라의 메낭카바우족Menangkabau의 경우 두쿤dukun(주의呪醫)은 산꼭대기에서 무당 수업을 완성합니다.
두쿤은 여기에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기술과 밤중에 사자령死者靈을 보는 기술을 익힙니다.
밤중에 사자령을 보는 것은 스스로 영신이 되는 것, 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야랄데족Yaralde의 무당은 영신들과 사자령들이 나타날 때 느끼는 입문적인 공포를 생생하게 기술했습니다.
특정 영신靈神의 모습을 보려고 누워있을 때 두려워하면 안 된다. 영신의 모습이 무시무시한 것이기는 하나 두려워하면 안 된다. 이런 영신의 모습은 필설로 나타낼 수가 없다. 그런데도 이 영신은 내 마음에, 내 정신력(미위miwi) 안에 있다. 누구든 수련을 쌓으면 나처럼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영신들 중에는 악령惡靈들도 있다. 뱀의 모양을 한 악령도 있고, 사람의 머리를 가진 말 같은 괴물怪物도 있다. 타오르는 불꽃모양을 한 악마의 영신도 있다. 여기에 누워있으면 내 집이 불타는 것이 보인다. 핏물이 용솟음치고 번개가 번뜩이면서 비가 내리고 벼락이 떨어지고 땅이 요동하며 산이 흔들리고 물에는 험한 물결이 일고 가만히 서 있던 나무가 흔들린다. 그러나 두려워하면 안 된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이런 광경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누워있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런 광경이 보인다. 할 수만 있으면 이런 광경이 비치는 거미집(혹은 거미줄)을 걷어버릴 수도 있다. 사자死者가 걸어오고 그들의 뼈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두려워하지 않고 이것을 볼 수 있으면 앞으로 무엇이든지 볼 수 있다. 이런 사자들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의 정신력이 그만큼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본 자는 막강한 힘을 얻게 된다. 사자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의呪醫는 무덤 근처에서 사자령을 볼 수 있고 쉽게 붙잡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붙잡히면 이런 사자령은 그 주의의 보조영신이 됩니다.
주의는 병자를 치료할 때 이 보조영신을 멀리 보내 자기가 치료하고 있는 사람의 길 잃은 영혼을 불러오게 합니다.

멘타웨이족의 경우 영신들에게 납치당함으로써 영신을 보는 사람, 즉 선견자先見者가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남선녀善男善女가 병에 걸려 혹은 꿈속에서 혹은 짧은 기간의 정신병精神病을 통해 소명을 받고 선견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의 병이나 꿈은 천계영신이나 밀림영신이 보낸 것입니다.
꿈을 꾸는 당사자는 천상계로 상승하는 상상을 하거나 원숭이 같을 것을 잡으러 밀림密林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꿈을 꾸거나 병에 걸리게 되거나 당사자는 대개 짧은 기간 동안 정신을 잃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렇게 되면 스승 선견자는 젊은 선견자에게 입문의례를 베풉니다.
두 사람은 마법의 약초를 모으러 밀림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때 스승 선견자는 이런 노래를 부릅니다.
호부護符(신불神佛의 힘이 숨어 있다는 부적)의 영신들이여, 모습을 보이소서. 영신을 뵐 수 있도록 이 아이의 육신의 눈을 맑게 하소서.

스승 선견자의 집으로 돌아올 때에도 스승 선견자는 또 영신들을 부릅니다.
눈을 맑게 하소서. 하계에 계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뵐 수 있도록 눈을 맑게 하소서.” 
 

이렇게 기원하고 나서 스승 선견자는 제자의 눈을 약초로 문지릅니다.
두 사람은 사흘 밤낮을 마주 앉아서 노래를 부르거나 방울을 울리거나 합니다.
제자의 눈이 맑아지지 않으면 스승이나 제자는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약속된 사흘이 지나면 두 사람은 다시 약초를 모으러 밀림으로 들어갑니다.
이레째 되는 날에 제자가 밀림의 영신들을 보게 되면 이 의례는 종료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이레 동안의 의례가 되풀이됩니다. 



무당巫堂의 입문의례에서 영신靈神의 환상幻想은 매우 중요합니다.

꿈속에서든 깨어 있는 상태에서든 영신을 본다는 것은 본 사람이 영적靈的 상태에 들었음을 뜻합니다.
이는 세속적世俗的인 인간조건을 초월했음을 의미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