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족Caribbean 무당의 천상계 여행
천계天界를 겨냥한 입문자의 접신여행이 핵심을 이루기는 마찬가지더라도 접신 경지에 드는 수단이 네덜란드령 기아나의 카리브족 무당들의 입문의례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입문자는 영신들을 볼 수 있어야 하고 영신들과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어야 비로소 푸자이pujai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경우 빙령憑靈(영신에 들림)의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신들과의 교통과 회화가 뒤따르는 접신적接神的 환상입니다.
이런 접신체험은 천상계 여행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대개의 경우 입문의식은 한꺼번에 여섯 명의 입문자가 함께 치릅니다.
이들은 입문자들을 수련시키기 위해 지어진, 야자잎으로 지붕을 덮은 집에서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채 지냅니다.
이들은 이렇게 지내면서도 일정량의 육체적 노동을 해야 합니다.
이들은 의례 집행자의 담배밭에서 일하면서 삼나무로 악어 모양의 의자를 만들어 도제 수련용 오두막 앞에다 놓습니다.
밤이면 이들은 이 의자에 앉아서 스승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면서 환상을 보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이들은 자기 몫의 방울과 길이 1.8m 가량 되는 주장呪杖(magical staff)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오두막에서는 여섯 명의 처녀들이 늙은 여선생의 감독 아래 이들의 시중을 들게 되어 있습니다. 이 처녀들은 입문자들이 엄청나게 많은 양을 마셔야 하는 담배즙을 만들기도 하고 매일 밤 각각 한 사람씩의 입문자를 맡아 붉은 액체로 온몸을 문질러주어야 합니다.
이로서 처녀들은 입문자들의 몸을 단정하게 가꿉니다.
처녀들이 몸을 가꾸어주어야 입문자들은 영신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서인도 카리브족의 의례 집행자인 스승은 입문자의 몸을 고무로 문지르고 몸에 깃털을 잔뜩 붙여 날아서 영신들zemeen에게 갈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의상과 주술적 비행의 상징은 시베리아, 북아메리카, 인도네시아 샤머니즘의 구성요수 중 하나입니다.
카리브족 입문의례의 몇 가지 요소는 남아메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됩니다.
담배에 의한 중독은 남아메리카 샤머니즘의 특징이고, 오두막에서의 제의적祭儀的인 은거隱居와 입문자에게 부과되는 혹독한 시련은 칠레 남단 푸에고Fuego 제도의 푸에고인(셀크남족Selk'nam과 야마나족Yamana) 입문의례의 본질적인 실상의 한 단면을 이루는 요소이며,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영신들을 보게 되는 일 역시 남아메리카 샤머니즘의 중요한 구성요소입니다.
그러나 접신상태에서의 천계 여행을 준비하는 기술에 관한 한 카리브족의 푸자이는 독특합니다.
여기에는 전형적인 입문의례의 완전한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즉 상승上昇, 여영신女靈神과의 만남, 잠수潛水, 인류의 사후운명에 관한 비밀의 드러남, 저승계로의 여행이라는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푸자이는 이상한 방법을 터득해야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입문적 도식을 갖춘 접신 체험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