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거울과 모자





북만주의 여러 퉁구스 민족군인 퉁구스족Tungus(최대 종족은 만주족), 유목 제국을 형성한 킹칸Khingan, 비라르첸Birarcen 등의 무당의 경우 구리거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기원을 중국, 만주에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나 주술적呪術的 의미意味는 민족에 따라 다릅니다.
거울은 무당으로 하여금 세상에 정신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을 주거나, 영신들의 거처 노릇을 하거나 인류의 욕구를 투사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거울의 뜻하는 만주-퉁구스어 파나프투panaptu는 파나pana, 즉 영혼, 영신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혼, 그림자에서 파생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거울은 영혼의 그릇인 것입니다.
거울을 들여다봄으로써 무당은 사자死者의 영혼을 볼 수 있습니다.
거울 속에서 무당의 백마를 보는 몽고의 무당도 있습니다.
준마는 매우 괄목할 만한 무속적巫俗的 동물입니다.
준마의 질주와 그 눈부신 속도는 비행, 즉 접신接神 이미지의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유라크 사모예드족Yurak Samoyed에게 모자는 무복의 매우 중요한 일부입니다.
그들에게 무력巫力의 대부분이 모자에 깃들여 있습니다.
러시아인들의 요청에 못 이겨 굿을 보여줄 때 무당이 모자를 쓰지 않고 굿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모자를 쓰지 않으면 진정한 무력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모자를 쓰지 않고 벌이는 굿은 구경꾼을 즐겁게 하기 위한 엉터리 의식이 됩니다.

서부 시베리아의 무당은 모자 대신 머리에 폭이 넓은 천을 감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다 도마뱀이나 그 밖의 수호영물과 함께 많은 댕기를 늘어뜨립니다.
케트 동부의 무당이 쓰는 모자는 쇠로 만든 순록의 뿔을 세운 왕관과 비슷합니다.
때로는 살과 모양이 그대로 남은 곰의 머리로 모자를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전형적인 모자는 순록의 뿔 모양이 달린 모자입니다.
북부(사모예드족)와 남부(알타이족)에서는 무당의 모자에 고니, 독수리, 올빼미 등의 깃털을 꽂기도 합니다.
알타이족은 금빛 독수리나 갈색 올빼미의 깃털을, 소요트족, 카라가스족Karagas 등은 여느 올빼미 깃털을 꽂습니다.

이런 장식물을 통해 무복이 무당에게 동물 모양의 주술적인 모습을 부여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동물 모양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세 가지 모양은 새 모양, 순록(수사슴) 모양, 곰 모양인데, 이중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새 모양입니다.
알타이Altay 미누신스크Minusinsk 타타르족Minusinsk Tatars, 텔레우트족(평지 알타이에 거주하는 알타이족의 일종), 소요트족Soyot(남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분지를 중심으로 예니세이강江 상류 및 그 부근의 사얀산 중턱에 거주하는 종족), 카라가스족 무당은 저희 무복을 되도록이면 올빼미와 비슷하게 꾸밉니다.
소요트족 무당의 무복은 완전히 새 모양을 그대로 본뜬 것입니다.
가장 자주 모방의 대상이 되는 새는 독수리입니다.
골디족의 경우에도 무당의 무복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새 모양을 흉내 낸 무복입니다.
이보다 북쪽 지역에 사는 시베리아인들인 돌간족, 야쿠트족, 퉁구스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카기르족 무당의 무복에도 새의 깃털이 등장합니다.
퉁구스족 무당의 구두는 새의 발과 매우 흡사합니다.
가장 복잡한 새 모양의 무복을 만들어 입는 종족은 야쿠트족 무당입니다.
이들의 무복은 쇠로 만든 새의 형해形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새 모양의 의상이 가장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곳이 오늘날 야쿠트족의 집단 거주지역입니다.

심지어 의상에 새 모양이라고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지역으로 중국의 불교문화의 세례를 받은 만주지역의 경우에도 무당의 모자만은 새 모양을 흉내 내어 깃털을 사용합니다.
몽고의 무당이 입는 무복의 어깨에는 실제로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무당은 무복을 입는 순간부터 자신이 새가 된 것으로 느낍니다.

새 모양의 의상은 무당이 다른 세계로 날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무구입니다.
의상이 가벼우면 가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전설에 등장하는 무녀가 주술적인 날개를 얻으면 그 즉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런 종교 복합의 진원지震源地가 극북지방極北地方입니다.
이런 공중 비행의 상징주의는 무당巫堂, 요술사妖術師, 때로는 인격화하는 신화적인 존재와 관련해서 세계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주목할 점은 최초의 무당의 아버지인 독수리가 무당의 성무의례聖務儀禮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세계수世界樹와 무당의 접신 여행을 포함하는 신화적 복합에서 중심 상징의 노릇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독수리가 어떤 의미에서 절대자를 상징象徵합니다.
이 모든 신화적 요소가 무당의 의상이 지니는 종교적宗敎的 의미를 상당 수준까지 정확하게 밝혀줍니다.
무당은 이 의상을 입음으로써 통과의례通過儀禮와 접신체험接神體驗이 계속되는 동안에 계시啓示되고 수립된 신화적神話的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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