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적 치료, 영혼의 안내자로서의 무당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무당의 주요 기능은 주술적 치료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질병疾病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믿었으나,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영혼靈魂의 유괴誘拐’였습니다.
그들은 영혼이 길을 잃거나 도둑맞았을 때 그 영혼의 임자가 질병에 걸린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먼저 그 영혼을 찾아내고 이를 붙잡아 병자의 몸속에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아 일부 지역의 사람들은 사람의 몸속에 주물呪物이 들어가거나 그 사람의 영혼이 악령惡靈에 들릴 때 그 사람에게 질병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이 병을 고치려면 그 주물을 뽑아내거나 악령을 쫓아내야 합니다.
병의 원인이 두 가지일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무당은 이 영혼을 찾아내는 일과 악령을 쫓는 이중의 치료법을 써야 합니다.

영혼의 수가 워낙 많아서 이런 작업은 매우 복잡합니다.
많은 미개 민족, 특히 인도네시아인이 그렇듯이 북아시아인도 한 사람에게 세 개 혹은 일곱 개의 영혼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들의 믿음에 따르면 사람이 죽을 경우 영혼들 가운데 하나는 무덤에 남고 다른 하나는 저승으로 가며 나머지 하나는 천상으로 올라갑니다.
추크치족에게서 확인된 이런 사고방식은 사후에 세 영혼이 처하는 운명에 관한 많은 사고방식 중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많은 민족은 여러 개의 영혼 가운데 최소한 하나는 죽는 순간에 사라지거나 악령의 먹이가 된다는 식의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 따르면 죽는 순간에 악령에게 먹혀야 하는 영혼 혹은 사자의 나라로 내려가야 하는 영혼이 생전에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병을 일으킵니다.

이런 종류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무당뿐입니다.
오직 무당만이 이런 영혼을 볼 수 있으며 이런 영혼을 쫓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당만이 환자의 영혼이 몸을 떠났음을 알아보고 접신상태에서 이를 붙잡아 환자의 몸속으로 되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치료과정에서 희생제물을 바쳐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희생제물이 필요한지의 여부와 어떤 형식의 희생제가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도 무당뿐입니다.
환자의 육체적 건강을 되돌려놓기 위해서는 정신의 불균형을 정상으로 되돌려놓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까닭은 질병이라는 것은 통상 성聖의 영역에 속하기도 하는 저승의 권능을 무시하거나 소흘히 여기는 데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무당은 성무의례 전후의 경험을 통해 인간의 영혼이 연출하는 드라마, 그 불안정성, 그 취약성은 물론 영혼을 위협하는 힘, 영혼이 유괴되는 곳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무당에 의한 치료에서 접신술接神術이 동원된다면 그것은 질병이 영혼의 부패 혹은 영혼의 소외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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