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치병治病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지만 남아메리카 무당의 기본 기능 가운데 하나는 치병治病입니다.
이 치병을 주술呪術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남아메리카의 무당도 동식물이 지닌 약효와 마사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당은 병의 원인을 정신에 있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영혼이 육신을 떠났거나, 다른 영신이나 요술사妖術師에 의해 환자의 몸속에 주입된 주물에 의해 병이 생긴 것으로 믿습니다.

영혼이 육체를 떠났기 때문에, 영혼이 길을 잃고 떠돌아다니거나 영신 혹은 악령에게 유괴되었으므로 병이 든다는 사고방식은 아마존, 안데스 지역에 널리 퍼져 있지만, 남아메리카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퍼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 부족들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이런 믿음을 심지어 아르헨티나의 티에라 델 푸에고Tierra del Fuego의 야간족Yahgan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병자의 몸속으로 주물이 들어갔다는 사고방식과 병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영신 혹은 사자가 데려간 병자의 영혼을 찾아오려면 무당이 자기 육신을 떠나 지하계로 내려가거나 유괴한 자가 사는 곳으로 가야합니다.
브라질의 고이아스Goiás주에 사는 원주민인 아피나예족의 경우 무당이 자사의 나라로 가면 사자들이 무당을 무서워해 도망쳐버립니다.
그러면 무당은 병자의 영혼을 찾아와 그 육신을 되돌려놓습니다.
타울리팡족의 신화에는 달이 한 아이의 영혼을 훔쳐 항아리 밑에 감춘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당은 달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많은 항아리를 찾아 아이의 영혼을 구출합니다.
이런 예는 베다 시대의 인도에서도 발견됩니다.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무당의 접신여행이,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모호할 정도로 이상한 천계비행의 모습으로 변형된 경우도 있습니다.
타울리팡족에게 치료란 무당의 영혼과 요술사의 영혼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결과입니다.
무당은 영신의 나라에 이르기 위해 열대 덩굴식물인 리아나즙을 마시는데, 사다리 모양과 비슷한 리아나의 상징체계는 탈혼망아脫魂忘我(ecstasy) 상태에서의 상승수단을 나타냅니다.

병의 원인이 악마나 유령에 의한 영혼의 유괴에 있지 않더라도 무당의 접신여행은 치병무의에서 빠질 수는 없습니다.
무당의 접신에 의한 탈혼망아는 치병무의의 일부를 이룹니다.
무당이 병의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든 무당이 병위 원인을 알아내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항상 그의 접신 중에서만 이뤄집니다.
무당의 털혼망아는 자기의 친교영신에 들리는 혹은 빙의憑依(빙령憑靈)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무당에게 들림 혹은 빙의란 그가 가진 신비기관mystical organs의 빙의상태를 말합니다.
빙의는 무당이 자기 보호영신의 신통력神通力(보호영신이 갖가지 방법으로 그 모습을 보여주는)을 제대로 알고 이를 자기 마음대로 부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무당이 보호영신을 불러내는 이러한 빙의상태는 무당의 탈혼망아 상태에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무당과 보호영신 사이의 대화가 완결되는 상태에서 종료됩니다.
빙의의 과정은 복잡하며, 무당이 어떤 동물로도 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무의 중에 무당이 지르는 소리가 어느 정도까지 무당이 접촉하는 친교영신의 소리에 가까운가, 어느 정도까지 무당의 동물로의 변화단계를 상징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무당의 치료 형태는 남아메리카의 경우 어느 종족이든 동일합니다.
즉 치료무의는 예외 없이 담배연기 훈증燻蒸, 무가, 치료 부위의 마사지, 보호영신의 도움에 의한 병의 원인 확인 그리고 병의 원인을 흡착해내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아로케니아족의 경우 무당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양성구유자兩性具有者의 호칭 “아버지 하느님”을 부르며, 여기에 “하늘에 계시는 할머니이신 아버지 하느님”이라는 고대적 호칭도 함께 사용합니다.
이어서 무당은 태양의 아내 혹은 애인인 안치말렌Anchimalen과 이미 세상을 떠난 무당의 영혼에게 말합니다.
세상을 떠난 무당의 영혼이 하늘에서 이 세상의 무당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무당은 조상 무당에게 자기를 대신해 신에게 호소해줄 것을 비는 것입니다.

특기할 점은 무당의 기술에 나타나는 천계상승과 말을 이용한 공중비행의 모티프가 가지는 중요성입니다.
신과 죽은 무당의 협력과 보호를 얻는 순간 무당이 “나는 나를 도와주는 이들 즉 보이지 않는 무당들과 함께 말을 타려고 한다”고 선언하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탈혼망아의 상태에서 무당의 영혼은 육신을 떠나 하늘로 상승합니다.
접신상태에 이르기 위해 무당은 기본적인 수단으로 춤을 추거나, 팔을 흔들거나, 방울로 소리를 내거나 합니다.
춤을 추면서 무당은 천상에 있는 무당에게, 접신하는 동안 자기를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기 직전에 여무는 팔을 들고 흔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한 사람이 여무에게 가다가 쓰러지지 않도록 부축해줍니다.
또 한 인디언은 여무를 소생시킬 목적으로 서둘러 란칸lañkañ이란 춤을 춥니다.
여무는 신성한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몸을 흔듦으로써 탈혼망아의 상태에 들어갑니다.

의식이 계속되는 동안에 담배가 자주 사용됩니다.
무당은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하늘을 향해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 “신께 이 연기를 바치나이다” 하고 말합니다.

18세기 유럽 여행자에 따르면 치병무의에 양의 희생제도 곁들어집니다.
무당이 양의 배를 가르고 뛰고 있는 심장을 꺼냅니다.
오늘날에는 희생제물이 되는 짐승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18세기 전후의 여행자들에 따르면 무당이 눈가림으로 관중으로 하여금 자기가 병자의 배를 가르고 병자의 내장과 간을 꺼낸 것으로 믿게 만듭니다.
그런 다음 사람들에게 병의 원인이 된 조약돌, 벌레, 곤충 같은 것을 보여줍니다.
이때 무당이 병자의 몸에 낸 상처는 저절로 아무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이러한 것은 입문의례의 기술이 이상한 형태로 응용된 것입니다.

18세기 주술적 치료에는 반드시 탈혼망아의 상태가 뒤따랐습니다.
말하자면 무당(여무가 아닌 이유는 당시 샤머니즘이 여성의 것이었다기보다는 남성 혹은 성도착자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은 쓰러져 죽은 듯한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탈혼망아의 상태에서 병자에게 고통을 주는 요술사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무당은 같은 식으로 탈혼망아의 상태에 들어 병의 원인을 같은 방법으로 알아냅니다.
무당의 주술적 도식은 신의 지시를 받은 것입니다.
흡착吸着을 통해 주술적으로 병자의 몸속으로 들어간 병으로 입는 재앙인 병화病禍를 적출하는 야마나족의 무당은 치병무의에서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티에라델푸에고 남부 연안과 혼 곶串 남쪽 섬들에 살던 소수의 남아메리카 인디언인 야마나족Yamana(야건Yahgan족 이라고도 함)의 무당은 자기의 보호영신인 예파첼yefatchel을 부리는데, 이 예파첼에 들려 있을 동안에 의식을 잃습니다.
이러한 무의식의 상태에 드는 것 자체가 지극히 샤먼적입니다.

남아메리카 샤머니즘은 아직도 오래된, 즉 고대적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참자에게 경험하게 하는 제의적 죽음과 부활의 입문의례, 신참자의 몸에 주물 투입, 사생활의 소원을 신에게 직소直訴하기 위한 천계상승天界上昇, 흡착 혹은 병자의 영혼 찾기를 통한 무당적 치병, 무당의 영혼의 인도자로서의 접신여행, 신 혹은 동물 특히 새에 의해 계시된 무가 등 전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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