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야크족의 저승 편력



인도네시아의 해양 토착인 드야크족의 장례는 무당에 의해 집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샤머니즘과 관계가 있습니다.
꿈에 나타난 신의 현몽에 따라 일을 맡게 된 곡을 해주는 직업적 곡부哭婦는 저승에서의 사자의 편력遍歷을 장황하게, 대로는 12시간씩이나 읊어댑니다.
이 의례는 사자의 사망 직후에 벌어집니다.
곡부는 시신 옆에 앉아 지극히 단조로운 소리로 반주도 없이 곡을 합니다.
곡부가 곡을 하는 것은 사자로 하여금 저승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곡부가 영혼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의례서儀禮書에는 영혼의 여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곡부는 저승으로 달려가 사자의 영혼이 온다는 소식을 사자들에게 전할 심부름꾼을 찾습니다.
곡부는 새, 들짐승, 물고기에게 하소연해보지만 어지 할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바람의 영靈이 그 소식을 사자의 나라에 전하기로 하고 나섭니다.
바람의 영은 끝없는 평원을 가로질러 갑니다.
주위가 너무 어두워 바람의 영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길을 살핍니다.
저승으로 가는 길은 사방으로 나 있습니다.
사자의 나라로 가는 길은 자그만치 77x7개나 됩니다.
나무 꼭대기에서 바람의 영은 가장 좋은 길을 골라냅니다.
그리고는 인간의 모습을 벗고 폭풍처럼 저승으로 내닫습니다.
폭풍에 놀란 사자들은 어찌해서 그렇게 달려왔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바람의 영은 아무개가 죽었으니 어서 가서 그 영혼을 수습해와 하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사자의 영들은 반가워하면서 배에 올라 힘차게 노를 저어 달립니다.
어찌나 배가 힘 있게 달리는지 앞길의 모든 물고기가 치여 죽습니다.
그들은 사자의 집 앞에서 배를 세우고 달려 나와 사자의 영혼을 끌어냅니다.
사자의 영혼을 울면서 발버둥 칩니다.
그러나 사자의 영혼은 저승의 강변에 이르는 순간 이승의 일을 깡그리 잊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습니다.

여기서 곡부의 노래가 끝납니다.
곡부의 역할이 끝나는 것입니다.
두 차례에 걸친 접신여행의 여로를 노래함으로써 곡부는 사자를 새로운 삶터로 데려다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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