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한 마리가 관찰한다고 우주의 상태가 변합니까?”



아인슈타인이 통일장이론의 추구에 계속 실패했다고 해서 양자역학에 대한 그의 회의적인 인식이 약화될 것은 아니었다.
1948년 연구소에 머물기 위해 온 닐스 보어는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솔베이회의에서 있었던 자신들의 논쟁에 관한 글을 쓰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사무실보다 한 층 위에 있던 자신의 사무실에서 글과 씨름하던 그는 슬럼프에 빠져서 에이브러햄 파이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보어가 흥분해서 타원형의 테이블 주변을 서성거리면 파이스가 그를 달래면서 노트를 받아 적었다.

보어는 좌절하면 똑같은 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창가로 걸어가서 “아인슈타인 ... 아인슈타인 ...”을 중얼거렸다.

언젠가 한 번은 아인슈타인이 조용히 문을 열고 발끝으로 걸어 들어오면서 파이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의사가 피우지 말라고 지시한 담배를 훔치러 온 것이었다.
계속 중얼거리던 보어가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을 외치면서 돌아서다가 자신을 걱정하게 만든 인물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파이스는 “보어가 한동안 말을 잃었다고 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표현”이라고 술회했다.
잠시 후 그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아인슈타인을 개종시키려고 노력했다가 실패한 다른 동료 중에 프린스턴 대학의 이론물리학자 존 휠러가 있었다.
어느 날 오후에 그는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대학원생과 함께 개발했던 양자역학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설명하려고 아인슈타인을 찾아왔다.
휠러는 “새로운 시각에서 보았을 때 양자이론의 자연스러움을 아인슈타인에게 설명해주려는 희망을 갖고 그에게 갔었다”고 술회했다.
아인슈타인은 20분 동안 인내를 갖고 들었지만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나는 여전히 신이 주사위놀이를 한다고 믿을 수 없습니다”라는 익숙한 후렴을 반복했다.

휠러는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그제야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주장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는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잠시 말을 멈춘 그는 “그러나 어쩌면 나는 실수를 저지를 권리를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어느 여자친구에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누가 옳은지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휠러는 계속해서 그를 방문했고, 때로는 자신의 학생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주장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절대 개종하지 않았다. 말년에 가까워서 아인슈타인은 휠러의 학생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우리의 관찰이 실재에 영향을 주고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비판하려고 노력했다.
아인슈타인은 학생들에게 “쥐 한 마리가 관찰을 한다고 우주의 상태가 변합니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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