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解와 석釋
무당巫堂이 행하는 신사神事를 통칭統稱해서 ‘굿’이라 하며, 우리의 속어에는 흉하고 험한 일을 가리켜 ‘굿’이라 합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서 비가 오는 날을 ‘궂은 날’이라 하고, 초상이 나면 ‘궂은 일’이라 합니다.
이능화李能和는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서 무당이 신사를 행하는 것은 그 목적이 흉사凶事나 재난災難을 기원祈願을 통해 물리치려는 데 있으므로 이를 칭하여 ‘굿’이라 했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굿’의 다른 명칭은 ‘풀이’, 즉 풀어버리는 일을 말합니다.
예컨대 살풀이나 액풀이의 풀이는 사람을 해치거나 물건을 깨뜨리는 모질고 독한 귀신의 기운인 원한이나 살煞을 풀고 맺힌 액厄을 풀어버린다는 뜻이며, ‘석釋’이라고도 합니다.
‘풀이’를 뜻으로 번역하면 ‘해解’, 즉 죄를 풀어주고 복을 구하는 일입니다.
해解는 제사의 일종으로 죄를 풀어버리는 제사라는 의미입니다.
‘석’의 음音을 한자漢字로 옮기면 ‘석釋’인데, 석방釋放과 해탈解脫이란 뜻입니다.
인간의 운명運命은 본래부터 재난과 고통에 속박되어 있으므로 신에 대한 제사의 힘을 빌려 석방, 해탈의 길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석釋’은 불교의 용어였습니다.
한국의 사찰寺刹에서는 새벽에 종을 치고 범패梵唄를 칭하는데, 이를 ‘석釋’이라 합니다.
그 뜻은 곧 지옥의 중생이 이 종소리와 범패를 들으면 해탈과 석방을 얻고, 그 고뇌苦惱를 면한다는 것입니다.
범패梵唄는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로 ‘인도梵의 소리唄’란 뜻입니다.
석釋이란 아침 예불을 드리기 전 목탁을 치면서 송주誦呪(주문을 욈) 혹은 그에 준하는 금문을 외우고 도량道場을 도는 불교의식을 말합니다.
도량道場은 불도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장소, 또는 절을 일컫습니다.
집전자는 법당 정문에서 목탁을 세 번 올린 뒤 두루 도량을 돌고 마지막에 법당 정문에서 목탁을 세 번 내린 뒤 마칩니다.
도량을 돌 때는 대개의 경우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하는 진언인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으로부터 시작해 다라니陀羅尼(범문梵文을 번역하지 않고 음音 그대로 외는 일)가 주는 공덕功德을 찬미하는 대다라니大陀羅尼, 사방을 찬탄하는 게송偈頌인 사방찬四方讚, 도량道場을 찬탄하는 도장찬道場讚, 참회하는 게송인 참회게懺悔偈 등에 이어 ‘발원을 마치고 삼보께 귀의하여 예배드리옵니다’라는 뜻의 발원이귀명예삼보發願已歸命禮三寶로 끝나는 천수관음千手觀音의 유래, 발원, 공덕 따위를 말한 경문인 『『천수경千手經』을 송주誦呪하는데, 간혹 선재先在의 스승들이 7언으로 연결되어 있는 화엄경약찬게華嚴經略纂偈나 의상조사법성게義相祖師法性偈를 염송念誦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