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각씨 귀신




세속世俗에 전하기를 손씨孫氏 집안에 규수가 있었는데 출가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녀를 손각씨孫閣氏 귀신鬼神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귀신을 섬기는 집에서는 처녀가 있어 출가시키고자 하면 먼저 무녀巫女에게 부탁해 예탐신사預探神祀(여탐굿)을 행했습니다.
이는 신의 뜻을 미리 알아본 뒤 출가出家시키는 것입니다.
혼인예복婚姻禮服을 만들 때는 옷감의 한쪽 끝을 양복점의 옷감 견본처럼 조금 잘라서 신을 모시는 상자 속에 넣어 두며, 무릇 음식과 새로운 물건이 생기면 반드시 먼저 진상進上했습니다.
대개 각시란 규수에 대한 명칭이며, 손은 곧 손님이라는 뜻으로 외부로부터의 침해를 말하는 것입니다.
손각씨孫閣氏를 모시는 방법은 여자 인형을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자고紫姑처럼 만들고, 연두색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히며, 화장도구를 모두 생시에 쓰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 종이상자에 넣어 대나무 그릇에 간직하고, 수시로 무녀巫女를 불러 신사神祀를 행하며 이를 달랩니다.
한국의 지방풍속에 처녀가 출가 전에 죽으면 그 장례방법이 자못 기이했는데, 메밀과 밀가루 떡으로 신체의 일곱 군데 구멍을 막고, 또 양손에는 떡을 쥐어주고 남자 옷을 입힌 뒤 베로 자루를 만들어 그 속에 신체를 넣고, 십자로의 가운데에 묻습니다.
이는 손각씨 귀신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고紫姑란 중국의 측신廁神, 즉 화장실의 신을 말합니다.
당唐나라 수양자사壽陽刺史 이경李景의 첩 하미河媚가 본처에 의해 화장실에서 살해당했으므로 영혼이 화장실을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신神에 대한 의례儀禮는 정월 보름날 신의 인형을 만들어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인형을 가지고 노는 소꿉장난을 자고놀이라 하게 되었습니다.
“일곱 군데 구멍”이란 사람의 머리에 있는 7개의 구멍. 즉 귀, 눈, 입, 코 등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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