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신앙과 무속
가신신앙家神信仰은 건물인 가옥과 그 안에 살고 있는 가족을 보호하고 신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갖습니다.
가신신앙의 의례儀禮는 정기의례와 비정기의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기의례는 안택安宅 혹은 고사告祀라 하여 집안의 안安과 태평太平을 기원祈願하기 위해 정초나 봄, 가을에 합니다.
안택은 무당이나 점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소경인 판수를 불러 조왕竈王, 성주城主, 삼신三神 등 가신家神을 모셔놓고 1년 동안 집안의 평안, 무병장수, 자손의 번창 등을 기원합니다.
안택은 지방에 따라 방식, 시기 등이 다르지만 대개 한 해의 모든 일이 끝난 동짓달이나 추수가 끝난 다음 10월에 하며, 해마다 하는 집안도 있으며, 3년에 한 번 하는 집안도 있습니다.
안택을 하는 집에서는 사흘 전부터 대문大門에 금줄을 치고 황토黃土를 뿌리고 문에는 솔가지를 걸어서 부정不淨을 막습니다.
대청마루 중앙에 신단을 만들고 떡, 밥, 술, 육류, 어류, 과일 등의 제수祭需를 차려 무녀巫女나 복술卜術에게 제사祭祀를 진행시킵니다.
제사가 끝나면 새벽이 되는데 음복陰伏을 하고 제물은 무녀 등에게 보수로 주며 이웃을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합니다.
비정기의례는 새로 집을 지었을 때 하는 성주받이(혹은 성주굿)와 초상이 났을 때 집안을 정화하기 위해 항하는 자리걷이가 있습니다.
성주받이는 집의 수호신으로 성주를 새로 모시는 굿입니다.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한 뒤 남자 주인인 대주大主의 나이가 17세, 27세, 37세 따위와 같이 7자가 되는 해의 10월에 날을 가려 합니다.
이를 성주받이굿이라고도 합니다.
자리걷이는 경기 지방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사자死者의 영혼靈魂을 저승, 즉 극락세계極樂世界에 보내기 위해 하는 굿입니다.
같은 경기 지방의 지노귀굿, 서울 지방의 길가름, 전남 지방의 고풀이, 씻김 등과 같은 성격을 지닌 사령제死靈祭입니다.
사령제란 죽음의 사예邪穢(사악하고 더러움)를 벗기고 방황彷徨하는 무령巫靈을 달래어 저승으로 보내는 행사입니다.
이런 민간신앙民間信仰은 불교의 영향에서 온 것으로 죽은 혼을 극락세계極樂世界로 인도함으로써 자손의 번영繁榮, 가족의 융창隆昌을 불러온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가신신앙의 의례는 무속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택이나 성주받이는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의례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무당이나 독경무讀經巫가 주제하는 지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독경무란 서서 춤추며 굿하는 무당을 ‘선굿하는 무당’이라고 부른 반면 앉아서 북과 징을 치며 경문을 외우는 방법으로 굿을 하므로 ‘앉은 무당’이라고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경장이, 경객, 판수, 법사, 복사, 경사, 독경자, 신장, 신객, 술객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립니다.
안택이나 성주받이를 주부나 대주가 할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무당을 청해서 하는 것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죽음으로 인해 발생한 부정을 가시고 가족의 마음을 안정시키려는 자리걷이는 반드시 무당이 담당하는 것으로 무속의례에 속합니다.
성주城主와 조왕竈王은 가신家神이자 독립된 굿을 받는 무속의 신神이기도 합니다.
성주는 성조成造 혹은 상량신上樑神이라고도 합니다.
조왕은 부뚜막, 부엌을 맡은 신으로 모든 길흉을 판단합니다.
전라도의 경우 조왕반으로 부엌에서 씻김굿을 시작합니다.
조왕은 부엌의 신이자 불과 관련이 있어 조왕반은 부정을 가시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성주굿은 전국적으로 무속의례에 들어있는데, 특히 집안재수굿이나 마을굿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굿거리입니다.
집안재수굿은 집안에 재수財數가 형통하기를 바라는 굿입니다.
성주신城主神에 관한 서사무가도 있고 제주도나 동해안 지역에서는 무당이 집짓는 과정을 연극적으로 모의하기도 하는 등 중요한 신격으로 대접을 받습니다.
이런 점에서 성주신앙은 무속과 민간신앙의 습합習合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