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넋굿에는 민간신앙民間信仰에 등장하는 신神들이 대접을 받는데, 그중 널리 알려진 것은 저승사자使者입니다.
저승사자란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사자死者의 넋을 데리러 온다는 심부름꾼을 말합니다.
초상初喪이 나면 상가喪家에서는 고복皐復한 후 대문 앞에 사자使者상을 차려놓습니다.
고복을 초혼招魂이라고도 하는데, 복復이란 사자의 흐트러진 혼魂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생시生時에 가까이 있던 사람이 사자가 평소에 입던 홑두루마기나 적삼의 옷깃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는 옷의 허리 부분을 잡고 마당에 나가 마루를 향해 “복복복 모관모씨某貫某氏 속적삼 가져가시오” 하고 세 번을 부른 뒤 지붕 꼭대기에 올려놓거나 사자의 머리맡에 두었다가 시체가 나간 다음 불에 태웁니다.
복復이 끝나면 남녀가 곡哭을 하고 사잣使者밥을 마련합니다.
사잣밥은 밥 세 그릇, 짚신 한 켤레(혹은 세 켤레), 동전 세 닢을 채반에 담아 대문 밖 바로 옆에 놓습니다.
먼 곳에서부터 사자를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오는 저승사자를 대접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승사자를 세 명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자상은 밥 세 그릇, 나물 세 접시, 물 세 그릇, 신발 세 켤레를 삼아 놓고 인정人情으로 쓸 동전도 달아매 놓습니다.
물에는 일부러 소금을 타서 사자가 망자를 데려갈 때 자주 물을 마시면서 천천히 쉬어가도록 꾀를 쓰기도 합니다.
민간신앙에서 저승사자는 중요한 신입니다.
신들린 무당이 하는 진오기굿에서는 저승자사가 망인亡人을 잡아가는 과정을 자세히 모의합니다.
황해도와 평안도 굿에서는 아직 망인이 죽지 않은 상태를 상정하여 굿을 합니다. 사자가 망인의 집을 찾아오고 가족은 망인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거짓말도 해보고 막아도 보지만 결국 잡혀가고야 마는 과정을 대화와 행위로 생생하게 표현해 죽음의 상황을 재현합니다.
굿에서 무시무시한 칼을 들고 춤을 추다가 인정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저승으로 망인을 데려가는 무당굿의 사자는 바로 한국인의 마음속에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므로 민간신앙과 무속이 결합한 양상을 보입니다.
시신을 장지葬地로 운반하는 제구祭具인 상여喪輿가 나가기 전날 밤에는 빈상여놀이를 합니다.
이것이 대도듬, 상여도듬, 다시래기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면서 전국적으로 남아있는 민속입니다.
빈 상여에 사위나 노인을 태워 발을 맞춰보고 상주를 웃겨 피로를 풀어주는 빈상여놀이는 대부분 상두꾼(상여꾼)들이 중심이 되어 놉니다.
그런데 예능이 발달한 진도만은 예외입니다.
다시래기라고 부르는 진도의 빈상여놀이는 세습무가世襲巫家의 남자들이 주관하여 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도 기능보유자 대부분이 세습무가 출신입니다.
진도에서는 상여가 나갈 때 무당이 상여소리를 메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민간에서 하던 것을 무당에게 맡긴 것인지, 혹은 무당이 하던 것을 일반인이 대신하게 되었으나 그 흔적으로 남아있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