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우의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미술문화)에서  

클림트의 초상화
 

클림트의 초상화는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실재 묘사에 충실하면서도 색상을 엷게 하여 감성적 느낌이 캔버스에 촉촉히 젖어들게 했으며 장식적 요소를 가미하여 인물을 이상화했다.
헤이만 부인Frau Heymann의 초상으로 알려져 있는 <여인의 초상>은 빛이 골고루 얼굴이 비친 듯한 명암을 사용해 어두운 배경에서 두드러진 얼굴이 관람자를 약간 비스듬히 바라보도록 하여 여인의 오만함을 은근히 나타냈다.
<소냐 크닙스의 초상>(1898년작)에서는 핑크빛 드레스의 선을 색으로 문질러서 모델을 꿈속의 이미지로 이상화했음을 본다.
후기로 갈수록 클림트는 더욱 화려하고 현란한 장식과 색채로 비엔나 여인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쉴레는 만화를 그리듯 예리하고 분명한 선으로 회화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쉴레의 초상화는 캐리커처의 성격을 띠는데 이는 툴루즈-로트렉으로부터 받은 영향이다.
순수하면서도 풍자적인 색을 거의 불길할 정도로 대담하게 사용한 툴루즈-로트렉은 회화에서 모델의 몸가짐과 특성을 포착하는 데생이 중요하며 색채는 데생에 의해 정리된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만 담당하면 된다고 했다.

초상적 캐리커처에서는 모델과 닮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두드러져야 하지만 화가는 단지 닮게 그리기보다는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관람자가 더욱 더 닮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초상화가 모델의 장점을 미화하는 것에 반해 초상적 캐리커처는 추한 면을 왜곡시키는 경향이 농후하다.
이런 맥락에서 쉴레의 초상화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상적 캐리커처가 동시대 사람들에게만 이해되는 일시적인 것인 데 비해 쉴레의 작품은 추한 면 외에도 인간의 본질적 행위를 과장해서 표현하므로 영구성을 지니고 있다.
쉴레는 평범한 모습보다는 비이성적 혹은 무대 위의 배우처럼 연기하는 모습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뭉크는 초상을 그릴 때 모델의 외관에 충실하면서도 사진으로는 파악되지 않는 모델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
<발터 라테노 Walther Rathenau>(1907년작)의 초상에서 보듯 그는 모델의 개성을 표정과 제스처로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점은 자화상들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그의 자화상들을 보면 파란만장한 인생여정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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