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는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서술되었다 
 

미술사가 대학에서 교과과목으로 채택된 건 1840년대 독일에서였다.
그후 미술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미국 대학에서의 미술사 연구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재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대부분의 미술사 관련 저술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던 예술가들을 선별해서 그들의 일대기와 그들을 중심으로 계보를 이루고 좀더 폭넓게 다음 시대·사람·장소에 끼친 영향이 어떻게 작용했고
또 어떻게 평가를 받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간략하게 말하면
미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주된 동기들과 그 해석이 후세에 미친 영향과 결과를 개인적 판단에 근거해서 서술한 것이다.

미술사가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서술되었음을 지적하기란 쉽다.
영국인·독일인·프랑스인·스페인인·미국인 등이 쓴 미술사 관련 저술들을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저마다 내용이 같지 않고 편집 방법 또한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면
영국인이 본 미국의 팝아트와 미국인이 본 팝아트 그리고 미국인이 본 유럽의 신사실주의와 유럽인이 본 신사실주의는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스페인인이 쓴 미술사에서 미국의 중요한 예술가들이 언급되지 않고 미국 미술사에서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하던 스페인 예술가들이 언급되는 것은 그 나라 미술사학자가 자국 미술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빚은 결과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동양 미술을 다룬 미술사에서 중국과 일본 미술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도 한국 미술에는 지면을 아낀 것이라든가
또 한국 미술의 고유성을 무시 혹은 모르는 채 중국 미술의 그늘 아래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미술쯤으로 과소평가하는 내용은 전혀 받아들일 만하지 못하다.
여러 권의 미술사 관련 저술들에서 어느 한 권이 그 외의 것들에 비해서 낫다고는 말할 수 있겠지만
그 한 권이면 서양미술을 그리고 동양미술까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는 전혀 단정할 일이 못된다.
그 외의 저술들에서 보완될 만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사가 여러 저명한 학자들의 그룹 연구에 의해 쓰여지지 않고 개인에 의해 편찬되다 보니
자연히 능력의 한계로 영향력을 행사한 예술가들을 선별하는 일과 영향력의 비중을 역사의 저울에 다는 일이 개인의 판단에 근거하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예술가들의 일대기와 계보의 활약이 충분히 언급되지 못하는 데다
중요한 예술가들이 누락되기 다반사이며,
게다가 서양을 중심으로 동양 미술을 언급하다 보니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과 일본인이 보기에도 공감하지 못할 부분이 너무 많은 것이 결함이다.
이런 결함은
개인이 역사를 편찬하는 한에 있어서 사라지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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