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은 인공물을 자연물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미술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미술품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예술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간접적으로 찾아야 한다.

미술품에 대한 서양사람들의 이천수백 년 묵은 관념은 고대 그리스인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술가의 인공물이었다.
인공물artifact이란 말에는 예술art이란 뜻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
그리스인에게 예술은 테크네techne였고 이 용어가 라틴어 아르스ars, 영어 아트art로 번역되었다.
기술craft이란 뜻의 테크네에는 경험을 통해 익힌 솜씨, 배우거나 관찰로 익힌 기교, 일종의 배우는 방법, 그리고 인문학의 일부도 포함되는데
나무를 깍는 기술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에까지 폭넓은 의미로 사용된 말이다.
그러므로 예술가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사람 즉 숙련공을 의미했다.
숙련공의 생산품이 미술품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자연히 제기되는 것이다.
미술품은 단순히 고도의 기술에 의한 생산품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내포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리스인은 인공물을 자연물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저절로 타고난 것에 반해 테크네 혹은 예술을 가진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그 제작과정이 자연을 좇아서 혹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스승과 제자 두 사람에 의해서 정의된 것이다.
예술가는 자연을 모델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사람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정해진 규칙 내에서 이성적으로 익히거나 연마해서 제작물을 만드는” 사람이다(<니코마코스 윤리학>, 1139b 참조).
여기서 자연nature이란 말은 그리스어 퓌시스physis의 라틴어 번역 나투라natura의 영어 번역으로 “낳다” “생산하다”라는 뜻이다.
그리스인은 미술품도 자연처럼 생산되는 것으로 믿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적으로”란 말은 “올바른 동기” 혹은 “자연의 보편성에 따라서”라는 뜻으로 마찬가지로 자연을 모델로 생산한다는 뜻이다.

예술 혹은 기술은 수공handwerke과는 구별이 되는데
칸트에 의하면 예술은 자유로운,
즉 쾌적한 기술인 반면 수공은 노임 기술lohnkunst로서의 노동,
즉 쾌적하지 못한 기술이다.
칸트는 <판단력비판 Kritik der Urteilskraft>(1790)에 기술했다.

"예술이 어떤 가능적 대상의 인식에 적합하도록 단지 그 대상을 실현화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만을 수행하는 경우
그것은 “기계적 기술 mechanische kunst”이다.
하지만 쾌의 감정을 직접적인 의도로 삼고 있을 경우
그것은 “미적 기술 asthetische kunst”이라 일컬어진다.
이 미적 기술은 “쾌적한 기술 angenehme kunst“이거나 예술인데,
쾌가 한갓된 “감각”으로서의 표상에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미적 기술의 목적인 경우
그것은 쾌적한 기술이고,
또 쾌가 인식방식으로서의 표상에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목적인 경우 그것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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