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를 사먹는데 술의 신을 마시는 것이다
예술철학뿐 아니라 서양을 이해하려면 먼저 고대 그리스인 사상을 알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은 몸은 멸하더라도 몸속에 내재한 혼은 불멸하다고 믿었는데 동양사상과 다르지 않다.
먼저 문명을 이룩한 그리스인의 이러한 믿음은 크레타 섬Crete에서 유래한 오르페우스Orpheus의 종교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르페우스의 존재에 관해서는 분명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를 실재했던 인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신처럼 상상의 인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전설에 의하면 그는 박카스Bacchus(바카스는 디오니소스Dionysos로도 불리운다)와 마찬가지로 트라키아Thracia로부터 왔다.
그가 트라키아로부터 왔다고 하더라도 그가 전개한 종교적 운동은 크레타 섬에서 비롯했다.
그의 종교는 술의 신 박카스를 섬기는 의식에서 유래했으며, 사람의 혼을 불멸하는 것으로 본 이 종교의 교리는 피타고라스를 통해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전수되었다.
한국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박카스를 사먹는데 술의 신을 마시는 것이다.
박카스를 경배하는 고대 그리스인의 의식에는 들짐승을 여러 갈래로 찢어 익히지 않은 채 날로 먹는 것과 남자와 여자가 떼를 지어 포도주에 취해 밤새도록 춤을 추며 황홀한 신비경에 도취되는 것도 포함되었다.
포도주는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포도주에 취하여 광란의 행동을 하는 것을 그리스인은 바카스 신이 작용한 것으로 이해한 듯하다.
그러나 박카스 경배가 피타고라스를 통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미친 영향은 이런 야만적이며 혐오스러운 행위가 아니라 오르페우스에서 기인한 정신적으로 보다 승화된 사상이었다.
오르페우스는 바카스 경배의 야만적인 요소들을 청소했다.
그는 금욕주의를 표방하며 육체적인 신비경을 정신적인 신비경으로 대치했다.
당시 그의 개혁성향은 전통을 따르려는 보수주의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것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오르페우스는 전통적인 박카스 신봉자들의 선동을 받은 흥분한 바카스 무녀들에 의해 찢겨 죽었다.
오늘날로 말하면 종교혁명을 일으킨 오르페우스가 과연 무엇을 사람들에게 가르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교리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었고 계승되었다.
그는 사람의 혼은 윤회한다는 것,
이승에서의 삶의 질에 따라서 내세에 심판을 받는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것,
사람은 여성으로 상징되는 땅의 요소와 정신으로 상징되는 하늘의 요소로 이원론적으로 구성되었으므로 청결한 생활을 하게 되면 정신적인 하늘의 요소가 증가되는 반면 땅의 요소는 줄어들어 궁극에는 박카스와 일체가 되어 박카스로 불리우게 된다고 했다.
박카스 신화에 의하면 바카스는 제우스(Olympus의 최고 신)와 페르세포네Persephone(지옥의 여왕)의 아들로서 소년시절 타이탄Titan(하늘Uranus과 땅Gaea의 자식들 가운데 하나)에 찢겨 살을 모두 먹히우고 심장만 남게 되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제우스가 박카스의 심장을 세멜Semele(바카스의 어머니)에게 주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우스가 삼켰다는 것이다.
어느 설이 맞던 결과는 같은데 박카스가 다시 태어난 것이다.
윤회가 이루어진 것이다.
타이탄들은 본래 땅의 태생이었지만 박카스를 찢어 먹고 나서 신성의 흔적을 갖게 되었으므로 땅의 요소와 하늘의 요소로 구성된 사람은 박카스를 경배하는 가운데 신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전설의 요지이며 이는 곧 고대 그리스인의 믿음이요 희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